최근 10년동안 국내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투자적격등급인 BBB등급 이상
으로 평가를 받은 무보증채권의 1백건중 2.5건꼴로 부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자적격등급 채권의 부도율이 가장 높은 신용평가기관은 한국기업평가
(부도율 3.41%)로 평가능력이 가장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신용평가기관들이 최근 10년간 신용평가등급을
매긴 무보증채권은 총 1천2백69건이었으며 이중 투자적격등급 이상인
1천2백32건의 2.52%인 31건이 부도났다.

특히 산업은행 자회사인 한국기업평가가 BBB등급 이상으로 평가한 4백40건중
기산 고려시멘트 한국강관 진로 건영 등 무려 15건이나 부도나 3.41%의 높은
부도율을 보였다.

제2금융권이 공동출자한 한국신용평가는 투자적격등급을 매긴 4백37건중
보르네오가구 등 9건이 부도나 부도율이 2.06%였다.

은행권에서 출자한 한국신용정보는 3백22개 투자적격등급중 7건이 부도나
부도율이 1.97%로 가장 낮아 상대적으로 평가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신용평가등급별 부도율공시는 지난달 26일 증권관리위원회가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능력 제고방안으로 평기기관으로 하여금 매분기말
다음월 10일까지 증관위와 증권거래소에 공시하도록 규정을 제정한데 따라
이번에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의 김선대 기업분석담당이사는 "국내 평가기관의 부도율이
미국의 S&P사 등보다는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신용평가제도가 실시초기인
미국의 30~40년대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