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환 < 심사위원장 / 고려대 명예교수 >

제16회 다산경제학상 심사위원 일동은 서울대학교 김종현 명예교수를 많은
수상후보자 중에서 올해 다산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김교수가 30여년간 학자로서의 정도를 걸으며 교육과 연구, 그리고 학계
활동에 있어서 남긴 학문적 업적은 매우 크며 이것이 다산경제학상 제정
취지에 부합되는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김교수는 일본 센슈대학을 거쳐 와세다대학에서 경제사를 전공하였습니다.

그후 서울대학교에서 한평생 교편을 잡으면서 후학의 양성지도에 힘쓰는
한편 많은 저서와 논문을 남기고 경제사학회장을 역임하는 등 경제학계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지난해 서울대를 정년퇴임하고 현재 서울대학 명예교수로서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교수의 학문적 명성은 일본에서도 높아 일본의 니가타대학교수로
계속 교편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김교수는 일관되게 학문적 관심을 근대자본주의의 성립발달에 관한 연구에
두고 영국의 산업혁명 내지 공업화를 중심으로 구미제국 및 일본의 공업화를
비교사적 관점에서 연구했습니다.

이러한 연구성과는 영국산업혁명연구(1977), 근대경제사(1984), 근대일본
경제사(1991)와 같은 저서로 발표되었습니다.

특히 김교수는 기업활동을 중심으로 각국 공업화를 비교연구, 그 성과를
"공업화와 기업가 활동-비교사적 연구"(1992)로 발표했습니다.

바로 이 저서가 본 심사의 주요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 저서는 각국의 자본주의적 공업화 과정에서 기업가 활동이 공업화의
주체적 요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 후, 슘페터(J.A.Schumpeter)
를 비롯한 제2차 대전후 하버드대학의 연구그룹이나 경제성장사학자들의
기업가활동에 관한 연구업적을 고찰했습니다.

그리고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의 산업혁명 내지 공업화
과정에서 전개된 기업가활동과 기업발전의 특질을 연구했습니다.

한국에서의 기업가활동이 과거 30년동안 매스마켓의 전개과정에서 특징적
으로 수행되었음을 규명하고 이 과정에서 기업은 적극적으로 대량생산,
대량판매활동을 전개하였음을 밝혔습니다.

그것은 적극적인 외국자본과 기술의 도입, 설비확장, 업종 및 제품다각화
그리고 매출 극대화를 위한 수출 및 국내마케팅 활동에서 볼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기업가활동은 정부에 의해 뒷받침 되었고 공업화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기업규모는 급속하게 확대되고 조직도 변화되었음을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오늘날 시장조건의 변화속에서 한국기업의 외형적 확장위주전략은
커다란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혁신적 기업가활동을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으로 인식하고 이 입장에서
주요 자본주의 국가와 한국의 공업화를 비교연구하였다는 점에서 김교수의
학문적 업적은 높이 평가받을만 합니다.

끝으로 심사위원 일동은 이번 다산경제학상 수상을 계기로 김교수께서는
더욱 연부역강하시어 학문적 열정과 꾸준한 연구활동으로 실사구시와
경세제민의 다산사상을 우리나라 경제학계에 뿌리깊게 심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