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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신문 창간33돌] 첨단승부 : 실리콘밸리..도전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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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병언 기자 - 현지 르포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호제이에 위치한 창업보육센터 ATCC(Ames Technology
    Commercialization Center).

    NASA(미항공우주국)가 지원하는 이 빌딩 한쪽 사무실에는 창업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교수직을 버리고 디아블로 레인지 산맥을 건너온 제임스
    블리스씨가 불혹의 나이를 잊고 개발 열기로 밤을 밝히고 있다.

    하이테크 연금술에 취한 "첨단 고시촌" 실리콘밸리.

    그러나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노린 한탕주의자들은 아니다.

    대부분은 단지 첨단기술 자체에 매료돼 이곳을 찾는다.

    재즈멀티미디어의 마이클 양 사장은 "이곳에는 1주일에 90시간씩을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세상에 돈버는 일보다 훨씬 가치
    있고 의미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실리콘밸리의 땅거미가 질 무렵, 스탠퍼드 대학근처의 선라이즈 클럽에서는
    동료들과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면서도 끊임없이 기술에 관해 토론을
    벌인다.

    이들에게 기술은 종교인 동시에 마약인 셈이다.

    "이곳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 및 새로운 회사를 창조하는 일은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찾을 수 없는 성취감을 줍니다"(스냅테크놀로지
    신영준 사장)

    이 결과 실리콘밸리에는 세계 1백대 하이테크 기업중 20%가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하루 평균 11개의 회사가 새로 탄생하는 세계 벤처비즈니스의 메카가
    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내리뻗은 고속도로를 타고 50여분을 달리다
    보면 인텔 시스코 3 Com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네트스케이프커뮤니케이션스
    등 세계 하이테크 분야의 신화적 기업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 5개 기업의 매출총액과 싯가는 각각 4백억달러와 2천5백70억달러.

    미국 자동차업계의 빅3인 제네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하이테크 업체들의 시장 가치는 4천5백억달러 정도로
    평가된다.

    이는 프랑스 전체 주식시장 싯가와 맞먹는 금액.

    세계 금융의 심장인 월스트리트 금융서비스 업체의 싯가총액인 4천억달러와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디트로이트 제조업체의 싯가를 모두 합한 1천억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다.

    미국 골드먼삭스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미국 기업들의 수익률은 전후
    최고치인 21%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의 5배가 넘는 수준.

    실리콘밸리는 미국의 산업구조 재조정을 통해 경제 신부흥기를 주도하는
    일등공신으로 대접받는다.

    실리콘밸리는 지난해 평균 5일마다 한개의 기업을 상장시켜 매일 62명의
    백만장자를 배출해내는 기염을 토했다.

    제품이나 매출이 없는 기업도 공개할 수 있는 상장(IPO:Initial Public
    Offering)문화와 실리콘밸리의 트레이드 마크인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제도는 지난해까지 총 18만6천5백여명을 백만장자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실리콘밸리의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은 미국 평균의 1.34배에 이르는
    3만2천5백48달러의 개인소득을 자랑한다.

    특히 실리콘밸리는 한 기업이 축적한 부를 지역의 구석구석에 재분배하는
    독특한 생태계를 구축해놓았다.

    스톡옵션제를 통해 경영진과 종업원들에게 고루 분배된 부는 다수의
    벤처기업들이 새로 세포분열(spin-off)하는데 종자돈(시드머니)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실리콘밸리는 성공과 실패가 교차하는 도전의 무대일 뿐 성공이
    보장된 천국은 아니다.

    실리콘밸리에서 홈런을 치는 벤처기업은 10개중 한 개꼴.

    그중 6개가 명맥만을 유지하고 나머지는 자폭으로 꿈을 삼키고 만다.

    실리콘밸리 최정상의 벤처투자사인 클라이너 퍼긴스의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테드 슐라인씨는 "1년에 3천여건에 이르는 사업제안서를 받아 그중 20여개
    회사에 투자한다"며 "투자의 기준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성장가능성과
    시장성"이라고 강조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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