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물값을 한푼도 받지 않고 대전시에 생활 및 공업용수를
16년째 공급하고 있어 막대한 국고손실을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82년 건설한 대청댐에서 지금까지 22억여t의 용수를
대전시에 공급했으면서도 물값은 한푼도 받지 않았다.

이는 당시 산업기지개발공사였던 수자공은 대전시가 대청댐 도수터널공사비
1백30억원과 댐운전유지 등 일반관리비를 매월 분납상환하면 시가 필요로
하는 양의 물을 공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댐건설비 1백30억원을 82년부터 오는 2031년까지 50년
동안 매월 원수사용량에 t당 3원60전을 적용한 금액을 수자공에 분할상환
하기로 했다.

또 대전시가 대청댐건설에 투입한 비용은 준공후 대전시의 지분으로
사용권을 갖기로 함에 따라 이에 대한 일반관리비로 용수사용량에 t당 평균
2원50전을 수자공에 월납하기로 했다.

이처럼 수자공이 대전시로부터 원수사용량에 t당 6원10전의 금액을 댐
건설비와 일반관리비로 받고 용수공급을 함에 따라 대전시는 사실상 물값을
한푼도 내지 않고 용수공급을 받고 있는 것.

잘못된 계약으로 수자공은 정부가 물값 현실화 차원에서 지난해에 이어
지난달 또다시 물값을 t당 11원98전으로 인상했으나 대전시에는 인상된
요금을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수자공 관계자는 "댐건설비및 일반관리비를 매월 대전시로부터 용수값으로
받고 있는 만큼 무료로 물공급을 하는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반면 시 관계자
는 "투자지분으로 댐건설비와 일반관리비를내고 있는 만큼 엄밀한 의미에서
물값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대전=이계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