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도유예협약 대상기업으로 선정된 태일정밀(대표 정강환)은 지난해
매출이 1조원에 달하는 컴퓨터 업계의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는 컴퓨터 하드디스크(HDD)를 세계에서 3번째로 독자 개발, 창업
14년만에 세계시장을 석권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벤처기업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특히 최근 중국 하얼빈시에 컴퓨터 부품제조회사인
쌍태전자실업유한공사를 설립하고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2차전지(충전용 배터리)시장에 진출, 오는 2000년까지 전지왕국인 일본을
추월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했었다.

또한 정보통신 회사인 태일텔레콤을 비롯해 8개 계열사와 6개 외국 현지
법인을 거느리고 있는 이 회사는 18일 개국하는 청주지역 민방의 대주주이며
최근 컴퓨터부품에서 첨단 정보통신분야로 사업구조조정작업을 서둘러
지금까지 비교적 잘 나가는 기업으로 소문난 회사였다.

이 회사 대표인 정사장은 경남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전형적인 부산.경남
(PK) 인맥으로 한일합섭에서 기획실장까지 지내다 지난 83년 태일정밀을
창업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문민정부 이후 급성장한 회사라는 의혹때문에 김현철씨 사건때 검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으며 최근들어 기아그룹 계열사 가운데 같은 이름의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부도설이 나돌았었다.

< 고지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