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의 자사주 취득이 미국에 비해 극히 부진해 주가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상장법인의 자사주 취득규모는
2백36개사 2천2백39억원어치(1천3백62만7천주)이다.

국내 기업 자사주 규모는 전체 시가총액대비 0.19%에 불과하며 전체 상장
회사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 96년 취득규모가 1천1백60억달러(98조원)어치로 기업이익
의 20% 수준이며 뉴욕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의 16%에 달하고 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미국의 자사주 취득규모는 우리나라의 약 1백30배에
달할 정도로 활발하며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식공급물량이 줄어들고 배당소득세를 주식으로 환원해
주당순이익이 늘어나고 주가가 상승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코카콜라 필립스 모리스 등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높인 회사들
로 알려질 정도이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은 주가안정보다는 경영권 방어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하는 사례가 많다고 증권거래소측은 밝혔다.

실제로 해외DR을 매입한 외국인들은 주가안정을 위해 DR 발행기업들에게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자사주를 취득한 기업들은 9월말 현재 7천6백54억원(1사당 평균
44억원)의 평가손을 기록하고 있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