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의 발행, 유통시장이 모두 마비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발행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청약이 극히 저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고 신규
등록된 종목들도 거래가 극히 부진한 양상을 보이는 등 유통시장도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4, 15일 이틀간 코스닥 등록을 위한 입찰을 실시한
4개사 가운데 좋은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10대 1을 밑도는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스페코가 5.9대 1, 대진정밀화학이 4.5대 1, 두림화성이 2.6대 1의 경쟁률을
보여 한때 벤처기업 열풍이 불면서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것과는 극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모할때 투자자들은 청약금액의 10%만 증거금으로 내는데 나머지
90%를 추가납입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10대 1이하의 경쟁률을 보인
경우 사실상 미달을 보였다고 해석할수 있다.

공모나 입찰을 실시한후 신규로 등록된 업체들도 극심한 거래부진속에
주가가 속락하고 있다.

11일 거래가 시작된 기업 가운데 남성알미늄은 16일 현재 2백여주만 거래
되면서 주가는 등록당시 기준가(1만원)보다 2천20원이나 하락했다.

필코전자도 등록후 5일간 1천여주 거래되며 주가가 3만6천8백원에서
3만원까지 떨어졌다.

주가 하락에 따른 시장조성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7월이후 아진산업을 비롯한 9개사에 대해 주간증권사가 입찰가를
유지하기 위한 시장조성을 했거나 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심리가 위축된데다 신규등록 회사들이 가치를
과대포장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을 떠나고 있지만 증권당국은
코스닥 개편방안도 제때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