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종합유선방송국 (SO)의 개국을 앞두고 케이블TV 채널티어링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티어링제는 몇개의 채널을 묶어 가입자가 선택할수 있도록 하고
이에 따라 가격을 차등적용하는 방식.

현재는 케이블채널에 가입하면 일괄적으로 월수신료 1만5천원을 내고
유료채널 1개 (캐치원)를 제외한 28개의 채널을 전부 수신하게 되어 있다.

케이블TV는 원래 특정시청자를 겨냥한 매체인 만큼 궁극적으로
채널티어링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원칙에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도입시기와 방법. 케이블TV출범 때부터 줄곧 이제도의 도입을
요구해온 SO측은 중계유선과 경쟁하며 가입자를 확보해 나가기 위해 SO의
채널선택권을 포함한 티어링제도가 하루 빨리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PP쪽은 적자에 허덕이는 현실에서 수익감소가 불보듯 뻔한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한국 케이블TV의 발전방향"이란 주제로 열린 종합유선방송위원회 제5차
정책세미나 (15일 프레스센터)에서는 티어링제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원재연 미래케이블TV사장은 "케이블TV SO의 발전전략"을 통해 "지금같은
단일상품으로는 가입자 확보에 한계가 있다"며 "특히 2차 SO의 경우
농촌지역을 공략하기 위해선 실정에 맞는 저가형상품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윤태옥 m-net 편성기획부 부국장은 "현 상황에서 채널티어링제를
실시할 경우 PP는 수신료뿐 아니라 광고수입까지 동시에 감소돼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더 많은 채널의 공급이 가능하고 50%이상의
업체가 경쟁력을 갖췄을 때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환성 청주대 신문방송학과교수는 "케이블TV프로그램 공급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서 "전면적인 티어링제도의 실시는 개별계약에 의해
PP와 SO가 프로그램 사용료를 협상할수 있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다"며
"중계유선과의 경쟁을 위해 5천원정도에 공중파 재전송과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지 않는 채널을 볼수 있는 경제형 채널묶음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공보처는 티어링제도의 도입이 장기적으로 업계가 나가야할
방향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2차 SO 개국을 전후해 정부의 방침을
내놓을 계획이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