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일 폭락하자 재정경제원금융정책실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식투자자들의 항의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지만 당장 마땅히 내놓을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증시를 살리는 묘방을 찾기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도 상장기업
중 어느 기업이 언제 쓰러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기아사태 장기화로 자금난 봉착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금
조기회수 등 목조르기가 확대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재경원은 이같은 사정을 감안, 기아사태가 화의든, 법정관리든지간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아야 하며 정치권의 고발정국도 하루빨리 진정되어야만
증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사태의 처리가 사실상 차기정부로 이월되고 정치권문제에 개입
할수도 없는 만큼 증권업계가 건의한 증시안정대책을 중심으로 중시의 수급
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재경원은 우선 최근의 증시선진화대책을 충실히 이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6일 일본 독일등 외국인주식투자자에 대한 주식양도차익 비과세
조치를 담은 소득세법시행령및 법인세법시행령을 통과시켰다.

재경원은 오는 22일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얻는대로 이를 시행
하기로 했다.

또 대기업무보증 채권시장 조기개방, 한국통신주식 상장 연기등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재경원은 지하자금의 산업자금화및 금리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무기명장기채
권을 발행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일정규모이하의 투자자가 3년이상 주식을 보유할때 배당소득세를 비과세
하는 혜택을 부여, 금융소득 종합과세자의 주식투자메리트를 주는 방안의
장단점을 분석중이다.

이와함께 근로자증권저축한도를 월급여의 30%, 연 1천만원에서 연 2천만원
으로 늘리며 저축기간도 올해말에서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늦추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밖에 증권거래세율의 영세율 적용, 외국인투자한도 조기확대 등도 신중히
추진하기로 했다.

재경원은 연쇄부도사태를 막기위해 종전과는 달리 특정기업의 처리에 적극
개입, 더이상 부도가 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재경원은 그러나 현재전체적인 자금 수위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추가적인
자금공급보다는 자금확보에 애로를 겪는 금융기관에 대한 지원대책을 강구
하는 방법 등을 통해 유통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