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서비스 업체 (ISP)들의 범아시아 인터넷백본망 구축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통신 데이콤 아이네트 등 3사는 각각 아시아 각국의 ISP들과 손잡고
공동 백본망을 구성, 인터넷 국제회선을 상호 연동함으로써 미국을
경유하지 않고도 직접 아시아 국가를 연결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일본의 국제전신전화 (KDD) 싱가포르의 싱가포르텔레콤
말레이시아의 말레이시아텔레콤 인도네시아의 인도샛 필리핀의 PLDT
태국의 타이통신공사 대만의 중화텔레콤 등 아시아 7개국 통신사업자와
손잡고 아시아 지역 인터넷망 공동 구축을 위한 AIN (Asia Integrated
Network)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데이콤은 일본의 KDD 홍콩의
홍콩텔레콤 호주의 텔스트라등과 함께 기존 회원국간 연결된 인터넷
국제회선을 기반으로 인터넷망 공동구축을 위한 아시아.태평양 인터넷
공동체 (APIC)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또 아이네트는 한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을 잇는 아.태지역 인터넷 기간망 (A-bone) 구축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위해 일본의 인터넷접속서비스업체인 IIJ사와 싱가포르의
퍼시픽인터넷 홍콩의 홍콩슈퍼넷 스미토모 마쓰시타 닛본T&T 등이 일본에
공동설립한 AIH사와 공동으로 AIH코리아를 설립, 운영중이다.

범아시아 인터넷망 구축사업은 기존 미국중심의 인터넷 회선체계에
대응, 인터넷 국제회선의 대미종속 구조를 개선하고 국제 인터넷 업계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나가는 인터넷 트래픽은 물론 아시아 국가간
또는 미국에서 아시아권으로 들어오는 인터넷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
범아시아 백본망 구축사업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 인접국에 접속할 경우에도 미국을 경유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현재의 인터넷 망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간 연대를 통해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기존
인터넷 국제회선 요금구조를 접속 (트래픽)량에 따라 공평하게 부담하는
형태로 바꾸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최근 인터넷 국제전용회선 증설경쟁이 일면서 미국에 지불하는 접속료
부담이 치솟고 있다.

이는 국내 ISP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범아시아 인터넷망 구축사업을 주도, 아시아 인터넷계의
맹주로 군림하겠다는 의욕도 갖고 있다.

이와관련, 한국통신의 양재수 인터넷사업1국장은 AIN 프로젝트를 위한
특별팀의 초대의장으로 선출됐다.

또 허진호 아이네트 사장은 아.태지역 상용 인터넷서비스업체인 아.태
인터넷협의회 (APIA)의 초대 회장을 맡아 대미 종속형 인터넷 국제선요금의
개선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각 ISP들이 각각 독자적으로 범아시아 백본망 사업을 추진하는데
따른 부작용도 지적된다.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이 경우 경비와 운영비등 해외로 나가는
비용이 중복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회선을 갖고 있는 통신사업자가
사업을 주도하고 아시아 백본망이 완성되면 이를 국내 ISP들이 저렴하게
공유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상용 ISP측은 "아시아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업체간 이해가
엇갈려 관주도식 추진은 어렵다"며 "독자적인 범아시아 백본망들이 각각
활성화된 이후 상호협력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