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붕괴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600선이 5년만에 무너져 투자자들이 증시를 외면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추락하는 증시를 되살릴만한 특단의 조치가 없는한 증시기반이 붕괴되고
말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은행 증권 투자신탁 보험 등 금융계의 전문가들에게 증시회생방안은
무엇인지 들어본다.

<편집자>

=======================================================================

엄한섭 <한미은행 상무>

최근의 주가폭락은 두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외국인투자자들의 행동변화이고 또 하나는 자금시장의 악순환이
계속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과거에는 주식시장의 변동이 투자자손실, 금리상승, 그리고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애로 등 국내경제적인 문제에 국한되었지만 외국인투자한도가
23%까지 허용된 최근에는 환율과 자본수지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점에서 심각히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한국경제 전반에 대한 비관적 전망에서 출발돼
자본유출이 가속화하거나 환율상승을 부추긴다면 안정기미를 보이던
우리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국민경제적인 입장에서 주식시장활성화에 대한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주가폭락이 가뜩이나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자금시장을 더욱 경색시켜
기업의 재무구조개선이나 시설투자를 더 어렵게 만들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