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의 동맥경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기업연쇄부도와 증시폭락에다 정치권비자금파문까지 겹쳐 돈이 갈곳을
찾지 못하고 단기부동화하고 있다.

그나마 돈은 금융권에서만 맴돌고 있을뿐 기업으로 흘러가지 않아 기업
연쇄부도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6조4백86억원 증가했던 은행
실세총예금은 지난달 9천1백87억원 증가하는데 그친데 이어 이달에는 지난
14일까지 1조72억원 감소했다.

또 종금사 어음매출은 지난 한달동안 3조9백30억원 늘었으나 이달들어선
무려 2조9천8백43억원 감소했으며 증권사고객예탁금은 지난달 2천2백82억원
감소한데 이어 이달에도 1천41억원 줄었다.

이들 상품에서 빠져나온 돈은 은행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상품)
종금사 어음관리계좌(CMA) 증권사 환매채(RP) 등 한달이하 초단기상품으로
대기자금화하고 있다.

은행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상품)는 지난 한달동안 1조7천1백77억원
늘어난데 이어 이달에도 6천억원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1조1천4백33억원 감소했던 종금사 CMA도 이달엔 3천4백8억원 늘었다.

은행들은 이를 겨냥해 연 13%대의 단기정기예금을 앞다투어 개발, 부동화
자금유치에 나서고 있다.

금융기관들도 여유자금을 기업대출이나 유가증권투자에 운용하기 보다는
콜등을 통해 초단기로 운용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 지난 16일 현재 중개사를 통한 콜잔액은
11조1천2백95억원으로 지난달말보다 무려 1조6백19억원이나 증가했다.

자금관계자들은 최근 기업의 연쇄부도와 금융기관들의 신용도추락으로
시중여유자금이 갈곳을 찾지 못한채 단기부동화하고 있으며 이에따라 자금
환류가 막힌채 금융권에서만 돈이 맴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기업연쇄부도와 금융위기를 진정시킬수 있는 대책이 나올때까지는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