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 김종필, 민주당 조순 총재와
이인제 전 경기지사 등 대선후보 5명은 17일 한국일보가 "97 대선과 우리
정치가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국민회의 김총재의
비자금 의혹을 둘러싼 연설대결을 벌였다.

특히 이총재는 비자금 의혹과 관련, 검찰수사 등을 통한 엄정처리를 촉구한
반면, 김대중총재는 신한국당의 폭로를 "조작"이라고 주장하고 정치자금에
대한 조사를 하려면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과 이총재의 경선자금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총재는 "경제위축이나 국민불안을 구실로 삼아 정치부패를 슬그머니 넘겨
버리자는 일부 주장은 용납될수 없다"면서 "정치비리는 사실이 밝혀진 이상
엄정히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회의 김총재는 "주가지수가 6백이하로 폭락하고 어음부도율은
급상승하는 반면 해외신용도가 추락하는 등 경제가 어려워지고 정치, 사회도
불안과 혼란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은 선거에 불리한 여당이 판을 깨려는
정치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민련 김총재는 "대통령제를 계속하고 대통령 선거를 하는 한 우리 정치는
비자금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날수 없다"며 내각책임제 구현을 강조했다.

민주당 조총재는 비자금 파문에 대해 "본질적으로 구시대 세력들이 새시대에
적응하지 못한채 살아남기 위한 몸무림"이라며 "이 승패없는 싸움에서 우리
정치에 새로운 기운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전지사는 비자금 파문과 관련, "망국적인 지역주의와 낡고 부패한 3김
정치에 또다시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는 만큼 정치권에 명예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손상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