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등 올들어 쓰러진 8개 그룹의 순수 금융부채가 20조5천억원을 넘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 등 국내금융기관은 지난 1월 부도를 낸
한보그룹에 5조2천2백56억원의 순여신을 물린 것을 비롯 지금까지 재계서열
1백위 안에 드는 기업그룹 8곳이 좌초하면서 총 20조5천4백97억원의 부실
여신을 안게 됐다.

금융권별로 보면 은행권이 13조6천2백98억원으로 전체의 66.3%를 차지했다.

종금업계는 4조8천84억원으로 23.4%이며 보험 리스 금고업계가
2조1천1백15억원으로 10.3%였다.

부실그룹별로는 국내 최대의 경제현안으로 떠오른 기아그룹(재계 자산순위
8위)의 순여신이 8조5천2백33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한보(14위)
5조2천6백18억원 <>진로(19위) 2조5천5백97억원 <>대농(33위)
1조1천4백52억원 등으로 4개 그룹이 1조원을 넘고 있다.

또 재계 26위인 삼미가 8천1백58억원, 지난 5월에 쓰러진 한신공영이
7천4백억원, 지난 15일 부도유예협약 대상이 된 태일정밀이 7천7백59억원,
같은 날 화의가 신청된 쌍방울이 7천2백80억원이다.

금융계는 이들 기업의 좌초로 부실화된 순여신규모가 국내 은행권 총대출
잔액인 3백6조원의 6.7%에 달해 개별 중견기업 및 소기업의 부도금액까지
감안하면 올들어 국내 금융권이 떠안게 된 부실채권은 25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금융계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연말에 무더기 적자를 내면서 대외
신인도 하락과 해외차입금리 상승,금융기관 도산 및 M&A(인수.합병)바람
등의 사태를 맞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