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 < 건교부 기획관리실장 >

요즈음 한-미 자동차협상과 관련해 미국측의 슈퍼301조 발동에 대해 이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는 것이 한국경제의 현안중 하나가 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이 55년 지프형 시발자동차를 최초로 생산한
이래 40여년만에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에 이어 세계5위의 자동차생산국으로
부상한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면 국산자동차의 안전수준은 어느정도일까.

우리 모두가 보다 안전한 자동차를 원하는 이유는 우선 자동차 자체의
결함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지하고, 교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자동차에
타고 있는 운전자와 승객의 피해를 최소화함으로써 생명을 구하는데 있다.

결론을 말하면 국산자동차의 안전도는 세계수준과 비교해 크게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자동차제작회사의 안전의식과 기술수준이 크게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을 대신해 자동차 안전도를 확인하는 공인된 전문기관의 활약때문이다.

지난 89년 교통안전공단에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가 설립된 이래 수년에
걸쳐 많은 예산을 투입해 충돌시험 등 5개 시험시설과 1백45종의 장비,
80여명의 기술인력을 확보해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 연구소에서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해 세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기준중 가장 좋은 것만 뽑아 만든 충돌.충격시험 등 41개
항목의 선진국 수준의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과해야만 자동차의
시판이 가능하게 된다.

지난 9월 착공한 27km에 달하는 고속주회로 등 21개 시험로가 2001년에
완공되면 이 연구소는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권위있는 국제시험기관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이 연구소를 통해 자동차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의문을 해소시키기
위해 정면 충돌시의 운전석과 조수석에 대한 승객보호성능을 공표함으로써
차종간의 비교선택을 가능케 하는 신차평가제도(NCAP)를 가능한한 조속히
도입할 예정이다.

시화지구에 있는 65만평의 부지에 자동차안전의 메카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연구소 직원들의 노고에 큰 격려를 보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