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교사 임용시험 관리가 엉망이다.

올 임용고사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선발인원 및 시험일시
등도 발표되지 않고 있는가 하면 지역교육청별로 시행요강이 많이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이를 신속히 취합해 발표하지 않는 등
행정편의주의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선발인원과 시험방법, 가산점 부여 등 구체적인
시행요강은 각 지역교육청 실무자들이 모여 회의를 가진 후인 11월
초순께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중등교사 시험은 11월29일, 초등교사 시험은 12월23일
치르기로 잠정결정된 상태이다.

결국 시험을 20여일 앞두고 시행요강을 공고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각 지역교육청들은 이미 시험방법과 선발방법 변경을 이미
결정해 놓은 상태다.

경기도교육청은 매년 1차 교육학, 전공과 2차 논술 등을 나눠 실시하던
중등교사 필기시험을 올해는 하루에 1,2차를 모두 치르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중등교사 선발인원을 지난해 2백26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백명 내외만 뽑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또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지난해 컴퓨터자격증이 있을 경우 가산점을
주던 것을 올해는 2차시험 과목으로 추가하고 교대출신자에 대해 1차시험
(1백33점 만점)에서 주던 동일지역출신 가산점을 8점에서 5점으로
내리기로 확정했다.

이처럼 시험의 당락에 영향을 미칠만한 중요한 시행요강이 학원가와
일부 언론에 의해 퍼져 나가고 있지만 교육부는 아직 지역교육청별로
집계가 안됐다는 이유로 공식발표를 미루고 있어 응시생들의 불안만
가중되고 있다.

미술교사를 지망하는 민경남(서울 종로구 통인동)씨는 "시험에 임박해
발표한 시행요강을 보면 선발인원이 한명도 없게 되는 황당한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 꼭 붙어야겠다는 절박한 마음때문에 시.도교육청을 찾아다니며
모집계획에 관해 문의해도 시행요강이 공고돼야 여부를 알 수 있다는
대답뿐"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지역의 국어교사를 지망하는 이희선씨는 "아직 시험일도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특히 경기도 지역은 1,2차 시험을 동시에 본다는데 사실인지 불안하기만
하다.

이미 확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신속히 발표를 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관계자는 "선발인원의 경우 각 시.도의회에서 내년
예산안이 통과돼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며 "시험에 관한 모든 것은 교육감이 결정할 사안이라 교육부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은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