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배낭여행을 다녀올 때 출입국 신고서를 작성해 보고 몇가지 느낀
점이 있다.

한글이름을 쓰는 칸이 있고 SURNAME이라고 번역해 놓았다.

그리고 아래에는 GIVEN NAMES칸을 또 만들어 놓았다.

중학생수준 영어지만 SURNAME은 성이고, GIVEN NAMES는 이름이다.

(여권을 보면 성과 이름을 각각 SURNAME과 GIVEN NAME으로 번역해
놓았다)

이름은 마이클이고 성은 잭슨과 같이 성을 따로 쓰는데 익숙한
영어사용권 국민들에 비해 우리는 홍길동과 같이 성과 이름을 붙여쓰므로
단순히 영문을 번역하여 성은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인가라는 식으로
물어보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예 내국인용 서식과 외국인용 서식을 따로 만들거나, 같은
서식이라도 내국인용 성명칸과 외국인용 성명칸을 따로 만들어 오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 옳다.

출입국신고서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처음 보게 되는 공식
서류이다.

작은 번역이라도 신경써 해 주었으면 한다.

하나 더 지적하자면 출국신고서와 입국신고서가 한장으로 되어 있어
입국시나 출국시 출입국 서류를 모두 기재하라고 되어있는데 낭비가
심하다.

우선 출국과 입국을 동시에 하는 사람은 없으므로 양쪽 모두 기재하라고
하는 것이 말이 안되는 데다,입국한 사람이 출국시까지 서식을 보관하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결국 서식이 두배로 소비되게 된다.

나라가 경제위기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요즘 작은 서식하나라도 아끼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율 < 서울 종로구 명륜1가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