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의 견인차는 바로 과학기술입니다. 국내 최초의 민간기업
중앙연구소란 위상을 살려 우리나라 경제의 엔진이 보다 역동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한다는 각오입니다"

22일로 개원 10주년을 맞는 삼성종합기술원의 임관(64) 원장은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과학기술의 고도화를 꼽았다.

침체된 국내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먹고 먹히는 글로벌경쟁시대에 기업과
국가의 생존여부를 가르는 유일한 잣대는 바로 과학과 기술뿐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국가연구개발 투자재원의 80% 가까이를 부담하고 있는 민간기업의
자율적 기술역량제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삼성종합기술원은 민간기업연구소의 하나로 그동안 미래전략기술과 기반
기술연구를 통해 국가기술역량을 높여 왔습니다. 10년만에 처음으로
오픈랩행사를 한 것도 그런 자신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지요"

삼성종합기술원은 사실 지난 10년간 남다른 연구성과를 쌓아 왔다.

92년 개발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는 올해말까지 누계 3천억원의 매출이
기대되는 삼성전기의 주력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세계처음으로 개발한 디지털비디오디스크레코더(DVDR)는 삼성전자가 외국
업체와 동시에 디지털비디오디스크플레이어(DVDP)를 내놓을 수 있게한
토대가 되었다.

음성합성과 인식기술,컬러신호처리기술,그리고 국제표준으로 채택이 확실시
되는 MPEG-4 기술 등은 컴퓨터와 관련한 세계기술조류를 이끌어 갈수 있는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 최근 개발한 CD레코더블(CD-R)은 기술과 경제성이 뛰어난 것으로 해외
업체와의 사업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93년 틀을 잡은 연구원 운영제도가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아 5년후에는 세계속의 한국을 이끌 기술거점으로 성장할 겁니다.
전자재료 정보기술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자동차기술 등 역점분야의 기술만큼
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입니다"

그의 연구원 운영 키워드는 4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최우수인력확보이고 이들 인력의 지속적인 교육이 둘째이다.

그리고 남한테 맡겨서는 안되는 기술을 제외한 기술분야의 과감한 글로벌
아웃소싱과 벤처정신의 고양이 그 나머지이다.

아웃소싱전략의 경우 연구원 총예산의 40%까지 비중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와함께 전문연구원에 대한 연봉제를 내년부터 시행, 연구분위기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생각이다.

그는 그러나 민간연구소의 역량강화를 위해 국가차원의 측면지원이 절실히
요망된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입니다. 대학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의 사람을
적절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어요. 과학기술과 기업의 발전은 사람에서 비롯
되는데 그게 안되는게 문제이지요"

고가의 대형 첨단연구장비를 제때 공급할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삼성종합기술원의 경우도 연구원이 요구하는 장비의 4분의 1 밖에 공급
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최신장비 도입이 늦는 만큼 연구활동이 뒤처지게
마련이지요"

따라서 국가예산으로 대형 첨단장비를 제때 들여와 공동활용하는 제도를
더욱 활성화하거나 리스방식으로 도입할 때의 조건을 완화시키는 등의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