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시나리오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증시가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금융시장불안이 가중되는등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하려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경기회복에 따라 상황이 호전될 경우의 시나리오도 마련돼 있다.

예전처럼 한가지 경영전략으로는 현재의 난관을 헤쳐갈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다.

특히 국내외에서 사업자금을 조달해야 종합상사들은 갖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최악의 경영환경에 처해도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무기법이 탄탄하기로 알려진 삼성물산은 다양한 자금조달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상황변화에 따라 최적의 선택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당분간 경영환경이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해외비즈니스의
경우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콘소시엄 론을 활용해 본사의 자금부담을
최대한 줄인다는 자금조달계획을 별도로 마련했다.

(주)대우도 해외비즈니스를 추진하면서 최악의 경우 빚어질 사태를 면밀히
대비하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는 올들어 국제신용기관으로부터 높은 신용등급을 따내 아직은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점차 차입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이밖에 제조업과 해외 동반 진출을 꾀할 때도 파트너의 신용도를 더욱
꼼꼼히 체크하는등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는 올초 대농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에 면방공장설립을 추진해왔으나
대농이 부도유예협약대상기업으로 지정되면서 대농지분(20%)를 인수하는등
사업추진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익원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