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들의 잇단 부도로 국내 금융기관들이 신용평가등급 하향조정 등
대외신인도 추락이라는 수모를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업은행이 유엔(UN)
으로부터 대규모 달러화 예금을 유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뉴욕지점은 지난 14일 UN이 관리하는 57개
계좌중에서 6개 계좌에서 6천4백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자금조달 수단을 다양화하는 한편 양질의 자금을 유치
하기 위해 수신업무 활성화 마케팅을 적극 전개, UN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UN측이 이번 거래가 처음인 점을 감안, 예금기간을 1일물로
요청해 옴에 따라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하고 "앞으로는 예금 기간을 점차
연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뉴욕지점이 6개 UN계좌로 부터 수탁받았던 예금규모는 최고
1천6백만달러에서 6백50만달러까지이다.

국내 금융기관에서 UN으로 부터 외화자금을 예치한 것은 산업은행이
처음이다.

한편 금융권은 UN으로부터 자금을 예치함으로써 최근의 부도여파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 금융기관의 신인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