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겉도는 증시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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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소양.
신을 신은 채로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것으로 어떤 일을 할 때 정곡을
찌르지 못하고 겉돌기만 한다는 뜻이다.
지난 19일 정부와 신한국당이 일요일임에도 부산을 떨며 내놓은 "금융.
증시안정책"이 바로 격화소양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최근 주가추락은 외국인매도에서 비롯됐고 외국인매도는 기아그룹문제
장기화에서 시작된 금융시장불안과 기업연쇄부도 사태로 초래됐음에도
이에대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쪽에 있는데 해법은 서쪽에서 찾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관투자가의 순매수결의나 펀드설정 및 근로자주식저축확대같은
구태의연한 증시대책은 "반짝장세"를 나타낼 수 있으나 외국인의 발길을
돌릴 수는 없다.
오히려 외국인에게 매도타이밍을 줄 뿐이다.
금융시장이 이른 시일안에 안정되지 않을 경우 지난 80년대말과 90년대
초에 일본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것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엑소더스"도 배제할 수 없다는 비관어린 전망도 나온다.
이런 지적은 불행하게도 20일 증시에서 그대로 "증명"됐다.
안정책의 약효가 어떤지를 음미할 새도 없이 주가가 미끄럼을 탔다.
재계 26위인 뉴코아그룹의 화의신청으로 기업부도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진
탓이다.
지난주말 세력가치주의 대표주자였던 바로크가구가 부도를 내며 중소형
재료종목도 무더기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외국인들도 초혼가처럼 애절한 "돌아오라"는 기도를 뒤로 한 채 제갈길을
재촉했다.
이제 증시안정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기아문제의 조속한 해결과
금융시장안정임이 명확해졌다.
강경식 부총리가 물러나든지,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이 퇴진하든지, 아니면
둘다 중도하차하든지 해서라도 근본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홍찬선 < 증권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
신을 신은 채로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것으로 어떤 일을 할 때 정곡을
찌르지 못하고 겉돌기만 한다는 뜻이다.
지난 19일 정부와 신한국당이 일요일임에도 부산을 떨며 내놓은 "금융.
증시안정책"이 바로 격화소양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최근 주가추락은 외국인매도에서 비롯됐고 외국인매도는 기아그룹문제
장기화에서 시작된 금융시장불안과 기업연쇄부도 사태로 초래됐음에도
이에대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쪽에 있는데 해법은 서쪽에서 찾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관투자가의 순매수결의나 펀드설정 및 근로자주식저축확대같은
구태의연한 증시대책은 "반짝장세"를 나타낼 수 있으나 외국인의 발길을
돌릴 수는 없다.
오히려 외국인에게 매도타이밍을 줄 뿐이다.
금융시장이 이른 시일안에 안정되지 않을 경우 지난 80년대말과 90년대
초에 일본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것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엑소더스"도 배제할 수 없다는 비관어린 전망도 나온다.
이런 지적은 불행하게도 20일 증시에서 그대로 "증명"됐다.
안정책의 약효가 어떤지를 음미할 새도 없이 주가가 미끄럼을 탔다.
재계 26위인 뉴코아그룹의 화의신청으로 기업부도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진
탓이다.
지난주말 세력가치주의 대표주자였던 바로크가구가 부도를 내며 중소형
재료종목도 무더기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외국인들도 초혼가처럼 애절한 "돌아오라"는 기도를 뒤로 한 채 제갈길을
재촉했다.
이제 증시안정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기아문제의 조속한 해결과
금융시장안정임이 명확해졌다.
강경식 부총리가 물러나든지,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이 퇴진하든지, 아니면
둘다 중도하차하든지 해서라도 근본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홍찬선 < 증권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