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2세를 비롯해 유학생 외국인등 해외인력이 대거 국내기업으로
밀려들어오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해외로 진출하면서 이들을
적극 채용하고 있는데다 이들 또한 국내기업에서 일하기를 희망하고
있어서이다.

이들 해외인력이 현지에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국내로 들어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다.

국내기업에 취직한 해외인력가운데는 대학을 마친후 현지기업에도 함께
취직된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국내기업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이들은 한국기업을 택한 이유로 아버지의 나라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등의 거창한 이유를 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한국에서 일하는 것은 그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된다고 한다.

커리어를 쌓고나면 언제든지 해외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굳이 한국을 택한 이유로는 역동적인 나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는게
대다수의 답이다.

밖에서 보기엔 한국이 아시아의 네마리 용가운데서도 가장 높이 날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에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늘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실망해 짐을 싸는 이들도 적지않다.

교포2세들사이에 일고 있는 한국행 바람은 코리안 드림의 한 줄기를
이루고 있다.

이들 가운데 미국이나 캐나다의 이름난 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스카우트 손길을 내밀고 있어 국내에서 쉽사리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그러나 평범한 이들은 국내 기업에 취직하고 싶어도 마땅히 문의할 데가
없다고 토로한다.

인터넷에 홈페이지가 개설돼 있고 홍보에도 열심인 대기업들은 잘알고
있지만 그외에는 어디가 좋은지 몰라 고민한다고 한다.

해외인력들이 가장 많이 일하는 분야는 금융부문이다.

최근 선물 옵션등 파생상품시장이 새로 열리면서 증권사와 투자신탁회사
등이 적극적으로 해외인력 스카우트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 없었던 분야인만큼 어느정도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도 커뮤니케이션
이 잘되는 이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을 상대로 영업을 많이 하는 이들 분야에선 국제영업관련 분야와
영어리포트를 많이 쓰는 조사부등에 해외인력을 많이 배치하고 있다.

다음으로 정보통신분야를 꼽을 수 있다.

선진기술을 배우기위해 관련분야 전공자들을 많이 데려온다.

이밖에 외국인의 사고방식을 아는 것이 필수인 호텔등 서비스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해외인력이 많이 일하는 분야이다.

해외인력은 대체로 국내에 들어와 잘 적응하고 있다.

그러나 회식문화, 개성보다는 조직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털어놓는다.

반대로 문화적 우월감에 차 국내파 직원들의 반감을 사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우리말을 읽고 쓸줄 알지만 뉘앙스차이까지 구별하지는 못해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해외 인력들이 들어오면 사무실의 분위기는 확 달라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제화바람이다.

부서전체가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게되는 것은 물론이다.

패션도 달라지며 햄버거로 점심을 떼우는 이들도 늘어난다.

서로 영향을 많이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김용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