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협조융자 결정소식이 저녁늦게 전해지자 부도를 기정사실화
하고 화의와 부도유예협약, 법정관리중 어느쪽을 택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
하던 뉴코아그룹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추후대책 마련에 착수.

우선 20일 저녁 9시부터 할인점 킴스클럽의 문을 다시 열고 백화점도
21일부터 정상영업하기로 결정, 이 사실을 집에서 대기중인 직원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에게 즉각 통보.

또 기획실 등 관련부서 고위임원들은 은행권에 제시할 부동산 매각등 자구
계획 마련에 분주한 모습.

<>.뉴코아그룹은 20일 결제에 돌아오는 어음 2백80여억원 가운데 1백억원,
21일 4백억원 등 모두 5백여억원의 자금확보가 어려워지자 백화점과 할인점
(킴스클럽) 등 모든 계열 유통업체에 대해 20일 하루 임시휴업을 실시.

특히 뉴코아 백화점 본점에는 경찰병력 3개중대가 출동해 백화점과
킴스클럽 출입자를 엄격히 통제.

협력업체들이 상품회수를 위해 몰려들 경우 극심한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는 판단에 따라 뉴코아측이 경찰의 출동을 요청했다는 것.

백화점의 임시휴업 사실을 모르고 쇼핑나온 고객들은 매장 입구에 나붙은
"오늘은 임시휴무일입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과
경찰병력을 보고 영문을 모른채 돌아가는 모습.

<>.뉴코아는 지난 토요일부터 은행과 종금사들 금융권의 평소 연줄을 통해
자금지원을 요청했다는 후문.

20일에도 아침 일찍부터 그룹 경영진과 자금담당 직원들이 모두 나서
총력전을 폈으나 가능성이 없어 보이자 오후 3시20분께 기자회견을 통해
"부도가 불가피한 상황이며 21일 주거래은행과 협의해 화의와 부도유예협약,
법정관리중 하나를 선택해 신청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

뉴코아가 자금난 타개를 위해 직원들로부터 빌린 돈도 관심거리.

직원들에 따르면 뉴코아는 올해초 자금악화설이 불거진 뒤 금융권의 대출이
어려워지자 "회사를 살리자"는 명분아래 직원들의 자발적 발의형식으로
차장급 3천만원, 과장급 1천4백만원, 사원급은 4백만원가량의 돈을 회사에
빌려 주었다는 것.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