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학영 특파원 ] 김영태 산업은행 총재를 비롯 조흥 제일 상업 주택
등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이달 하순부터 내달에 걸쳐 뉴욕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금융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중 오는 25일 미국에 도착할 류시열 제일은행장만이 FRB(미국 연방중앙
은행)와 FDIC SDB 등 연방 금융기관과 뉴욕 일원의 은행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오는 것으로 돼 있으며 나머지 은행장들은 뉴욕 지점 개점식 등 "집안
행사" 주재를 뉴욕 방문의 주요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상업은행 정지태 행장은 오는 27일 최근 뉴저지주의 한인 밀집지역인 포트리
에 개설한 지점 개점식에 참석차, 장철훈 조흥은행장은 오는 30일 뉴욕
맨해튼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조흥은행 창립 1백주년 기념식을
치르기 위해 각각 뉴욕을 방문키로 했다고 은행 관계자들이 밝혔다.

또 김영태 산업은행 총재는 내달 12일 뉴욕지점 개점 리셉션을 주재하기
위해 미국에 오며 24일에는 신명호 주택은행장이 역시 뉴욕지점 개점식에
참석차 뉴욕을 방문키로 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최근 자금 사정이 하나같이 어려운 형편인 만큼 은행장
들이 단순히 "내부 행사"참석으로만 뉴욕 방문을 끝내지 않을게 분명하다.

특히 뉴욕에 본점을 두고 있는 체이스 시티 등 주요 은행들이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한 신중한 전망을 근거로 국내 은행들에 신규 융자를 동결하거나
대출 규모를 극도로 줄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은행장들이 이들 은행의 책임자
들을 만나 "자금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모은행 뉴욕지점 관계자는 "이번 은행장들의 줄을 이을 뉴욕
방문은 재경원 등 정부 부처의 독려에 따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경원은 특히 이달초 김기환 순회대사가 뉴욕을 방문해 현지 펀드
매니저들을 상대로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한데 대한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몸이 달아있는 것 같다"며 "몇몇 은행장들은
등이 떠밀리다시피 해서 출장 일정을 급히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