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무실과 정부기관, 로펌 등에서 국제통상문제를 다루는 실무진을
양성하는게 목표다"

국내에선 최초로 Para-Legal(법률보조자)를 양성하는 광운대(총장 강준길)
국제법무학과.

이 학과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겪게되는 각종 무역
분쟁 및 법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인력들을 양성하기 위해 올해 신설됐다.

현지법인 설립, 합작투자 등에 관한 법률자문과 계약서 작성 등의 실무적인
작업을 국제변호사와 함께 처리하는 일을 하게 된다.

"기업들이 법률적인 지식 부족으로 사소한 일에도 국제 로펌 등에 막대한
비용을 주고 법률적인 자문을 구하고 있다.

국내 변호사를 기용하는데도 상당한 부담이 된다.

여기에 국제법무학과 출신들을 활용하면 비용도 절감하고 업무효율도 올릴
수 있다"(유선봉 국제법무학과 교수)

교과과정은 국제법무를 총망라해 배우도록 짜여져 있으며 영어와
제2외국어를 필수로 익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교수진은 현재 연세대에서 법학박사를 받은 박상열 교수와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대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로스쿨을 나오고 국제변호사로 활약한
유선봉 교수 등 2명이지만 매년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우수한 교수를 충원해
5~6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캐나다 오타와대에서 법학박사출신으로 변호사와 검사를 지낸 법학과의
제임스 조단 교수도 적극 활용해 영어로도 강의를 진행, 학생들에게 어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통신 김영기 국제법률자문역은 "통상문제에서는 전문가가 없는 국내
기업들이 일방적으로 클레임을 당하거나 창피를 당하는 일이 아직도
비일비재하다.

기업들이 법학과 출신들을 법무실에 많이 배치하지만 영미법 등 국제법
처리에는 미숙하다.

국제법무를 전공한 학생들이 이 분야에 많이 배출되길 희망한다.

특히 기업 법무실이나 국제변호사 사무실에서 많은 실무경험을 쌓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40명이 정원인 국제법무학과 학생들은 광운대에서 가장 개방적인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가장 예쁜 여학생들도 많아 타학과로부터 미팅의뢰가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학생들은 공부 잘하는 학과로 전통을 세우고 싶어한다.

그래서 법학을 공부하는 스터디그룹 고구려와 베니스(Venis)를 결성하고
가을축제때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국제변호사 하일(로버트 할리)씨를 초청해
강연회도 개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다.

홍승기 학생은 "국제화시대에 맞춰 스케일을 크게 해보고자 이 학과에
들어왔다.

앞으로 갈 곳도 많고 전망이 좋아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자부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국제실무를 담당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