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정보통신부장관이 지난 21일 오후 플라자호텔에서 SI업계 사장단과
만났다.

SI업계 현안을 점검하고 문제점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이번 모임에서는 특히 SI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덤핑입찰 관행 퇴치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이 논의됐다.

이는 정부가 덤핑입찰관행에 따라 발생할수 있는 전산재앙을 미리 막는데
앞장서겠다는 취지로 해석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강장관이 제시한 덤핑입찰 근절 방안의 요지는 SI사업 입찰에서 기술위주의
평가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

정부는 이를 위해 SI업체 기술력 평가의 잣대가 될 "소프트웨어(SW)품질
보증기준"을 내년 제정할 계획이다.

이 기준은 발주자의 요구사항 충족을 위한 공정관리 및 산출물관리의
평가모델을 제시, 업계 기술력 향상을 유도하게 된다.

SI업계의 기술전문화 방안도 제기됐다.

중소 전문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한 업체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거나, 하위 협력업체로 참여한 사업자에게도 실적을 인정해주는
조치가 그것이다.

정부는 SI업체를 컨설팅 시스템구축.운영등 종합적인 능력을 갖춘
사업자와 특정분야에 전문능력을 갖춘 사업자로 구분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수행에 따른 업계의 이익을 보장해주겠다는 말도 눈에 띤다.

정부는 지난 7월 마련한 "SW사업대가기준"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되 오는
2001년 이를 폐지할 방침이다.

시장을 민간자율에 맞겨 합리적인 가격산정을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입찰 탈락 업체의 제안서작성비를 보전해주고, 기업의 전산시스템
유지보수액을 손비로 인정하는 유지보수준비금제도 도입 방침도 진일보한
조치로 풀이된다.

강장관은 덤핑입찰관행 근절을 통한 시장 정상화, SI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등을 통해 오는 2001년 이 분야를 매출 13조원, 수출 15억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날 제시된 덤핑입찰관행 근절 대책에는 그러나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최저가낙찰제도에 대한 언급이 충분치 못했다.

다각적인 선진입찰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만 했을뿐 그 시기나 방법은
피해갔다.

업계는 최소한 "SI프로젝트 입찰에서 최저가낙찰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선언적인 발언을 기대했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SDS 남궁석, 현대정보기술 김택호, 포스데이타
김광호, 코오롱정보통신 심중섭 사장등 14명의 업계 사장이 참석해
덤핑입찰관행 근절대책, SI시장 확대 방안, 인력개발 대책, 해외 진출
지원책 등을 요구했다.

<한우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