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구역 지분거래가 실종됐다.

용적률 하향조정으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구역과 구역지정을 추진하던
곳에서 매물이 쏟아지고 있으나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반면 이미 사업승인을 받아 이주비가 지급돼 철거중인 구역은 상대적으로
투자가치가 올라가면서 가격상승기대심리가 작용, 매물이 급속도로 회수되고
있어 지분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용적률 강화된 구역

인기 재개발구역으로 관심을 끌어온 동작구 상도 4구역과 성동구 금호
12구역에서는 이달 2백% 용적률을 조건으로 구역지정이 확정된뒤 인근
부동산에 재개발매물이 쌓이고 있으나 찾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끊긴 상태다.

한강변에 위치해 있는데다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역이어서 매물이
나오는 즉시 소화되던 금호12구역의 경우 최근 급매물이 급증하고 있으나
찾는 사람이 없어 졌다.

특히 상도4구역은 건립가구수가 당초계획보다 1천가구이상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해지면서 44평형대에 입주가능한 지분이 훨씬 넓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30~36평대의 지분을 팔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백50~2백55%의 용적률을 적용받는 성북구 길음동일대 재개발구역도
매물이 늘고 있으나 예전과 달리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뜸한 편이다.

44평형에 입주할 수 있는 매물이 2억원, 50평형대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지분이 2억5천만원을 호가하고 있어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구역지정 추진중인 곳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구역, 성동구 옥수 10, 금호 11.13구역, 양천구 신정
7구역 등 구역지정을 추진중인 곳에서도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구역지정이 어려워진데다 용적률마저 2백%이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거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올해초까지 만해도 이들 구역의 지분가격은 평당 8백만원을 호가했고
40평형대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30평대 이상지분의 매물은 찾아 볼 수
없었다.

<> 사업승인받은 구역

이주비를 지급하고 이주 및 철거가 진행중인 금호 6.8구역, 마포구 도원
구역 등도 초기지역과는 정반대의 이유로 거래가 두절되고 있다.

재개발사업초기구역에 비해 투자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지분소유자들이
한차례 가격오름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 매물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