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자동차는 과연 누구에게 넘어갈까.

정부와 채권단이 기아그룹 처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아시아자동차는 법정관리
신청과 동시에 조기 제3자 인수를 추진키로 하자 아시아의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자동차의 인수 의사를 표명했거나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은 대우그룹과 삼성그룹 현대그룹 등.

이 가운데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미뤄볼때 대우그룹의 인수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우그룹은 이미 김우중 회장이 "아시아자동차가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혀왔다.

도쿄 모터쇼를 참관중인 김태구 대우자동차회장도 22일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해 대우그룹의 아시아자동차 인수방침은 이미
확고하게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대우가 아시아 인수업체 1순위에 올라 있는 것은 아시아가 대우그룹의
모자라는 부분을 채우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우선 대우자동차는 현재 승.상용차 라인업에 중소형 상용차와 지프형
자동차가 빠져 있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이 부분을 아시아자동차가 충분히 메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자동차도 한때 중소형 상용차및 지프형자동차를 군산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지금은 해외에서 전량 생산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던 중이었다.

따라서 아시아 인수는 국내에도 중소형 상용차및 지프형자동차 생산 거점은
물론 독자모델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아시아자동차가 생산하고 있는 제품 가운데 상당수의 판매권과 신형
모델의 개발권을 기아자동차가 갖고 있지만 채권단이 아시아자동차 매각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아의 판매권과 개발권도 매각 대상이될
전망이다.

따라서 대우는 아시아를 인수할 경우 완전한 풀라인업을 갖춘 종합자동차
메이커가 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삼성그룹도 아시아자동차가 기아의 프라이드를 생산하는등 승용차는 물론
상용차 생산및 개발에 노하우가 큰만큼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미 국내 상용차 생산능력이 포화상태에 있어 삼성의 증설이나
중소형상용차에 대한 신규참여가 어렵다는 점도 아시아 인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이 부산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이어서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 삼성은 상용차보다 승용차의 라인업이 시급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우에 비해 인수 가능성은 낮다.

아시아자동차 종업원들의 반삼성 분위기도 인수에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자동차를 디딤돌로 2~3년뒤 인수 대상으로 나오게될 기아를
넘보기 위해서라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현대그룹의 가능성은 가장 희박하다.

이미 현대자동차는 전주에 대규모 상용차공장을 완성했지만 이 공장의
풀 가동은 아직 요원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삼성과 대우에 대한 견제를 위해 인수전에
"와일드카드"로 등장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수는 없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