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법정관리 확정으로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이같은 안정세는 당분간 지속돼 신용경색현상도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기아출자전환 등 기아사태의 신속한 처리여부 <>은행들
이 추진중인 "협조융자협약"의 실효성 여부 <>외국인들의 주식매수세 회복
여부 <>동남아통화의 안정여부 등 도처에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금융시장이
완전히 안정국면에 접어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기아사태 처리전 금융시장 동향 =채권은행들이 기아대책회의를 처음가진
지난 7월4일이후 금융시장은 불안정세를 지속해왔다.

회사채 수익률은 지난 7월4일 연11.70%에서 지난 20일엔 연12.50%까지
올랐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달러당 8백87원10전에서 9백22원70전까지
치솟았다.

종합주가지수는 781.70에서 565.64로 추락했다.

비단 지표만이 아니다.

금융기관 창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시중에는 극심한 신용경색이 초래됐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의 부도가 꼬리를 물었으며 흑자도산하는 기업도
속출했다.

돈이 있어도 돌지 않았으며 은행과 종금사등 금융기관간 불신도 극에 달해
금융공황이 우려됐다.

<> 향후 금융시장 전망 =기아처리 확정으로 금융시장은 확연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오름세는 제동이 걸렸다.

시장금리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종합주가지수도 상승곡선을 긋기 시작했다.

정부와 한은은 23일 은행 종금사 증권사 등에 3조원을 공급, 시장안정에
가속도를 붙였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되리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연말 종합주가지수는 700을 회복하고 원.달러환율은
달러당 9백10원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은행부설 환은경제연구소는 회사채 수익률이 연말 연11.80%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원태 한국은행 자금담당이사는 "경상적자 축소추세 등 거시지표가 호전
되고 있는데다 기아사태 해결로 불가측성이 해소된 점을 감안하면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 금융시장 변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기아처리가 얼마나 빨리 진행되느냐
여부다.

연내 출자전환 완료 등 정부의 방침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금융불안 기미는
재연될 소지가 크다.

특히 법정관리방침에 반발하고 있는 노조등의 움직임이 얼마나 빨리 진정
되는지도 변수다.

은행들이 추진중인 협조융자협약이 제대로 작동되느냐 여부도 신용경색
해소를 점칠수 잇는 지렛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만일 협약이 원활이 가동, 기업들에 대한 대출이 이뤄지면 그 효과는
중소기업에까지 미쳐 연쇄부도우려도 가시게 된다.

그러나 신사협약을 깨는 은행이 나온다면 은행 종금사의 대출창구는 좀처럼
해빙되지 않을 전망이다.

외국인들의 움직임과 동남아국가의 경제현황도 변수다.

외국인들이 주식 매수우위로 돌아서면 주가오름세는 탄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또 23일 나타났듯이 동남아통화의 절하세가 어느 선에서 그칠 것이느냐에
따라 국내외환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