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취업난속에서 현행 서류전형 위주의 채용방식에 대한 취업 희망자들
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취업전문기관인 리크루트가 최근 대졸 및 대졸예정 구직자 1천9백93명
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이미지 및 취업의식 설문조사" 결과 23일 밝혀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류전형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6.6%가
공정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의 44.1%보다 12.5% 포인트나 올라간 것이다.

면접전형의 객관성 여부에 대해서는 지난해 조사에서 26.1%가 객관성이
없다고 지적한데 비해 올해는 40.0%가 같은 지적을 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여성 구직자들의 경우는 52.5%가 면접의 객관성 결여를 문제삼았다.

또 취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개인능력(51.3%), 학력(40.1%)
순으로 꼽혔으나 이는 지난해 조사결과(개인능력 66.1%, 학력 28.8%)와
비교할 때 구직자들의 학벌에 대한 피해의식이 높아졌음을 드러냈다.

이와함께 구직자들은 60.9%가 대기업 입사를 희망한 반면 22.8%만이 중견,
중소기업에 입사하고 싶다고 응답, 최악의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구직자들의
대기업 선호도는 더욱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45.7%가 대기업 입사를, 38.4%가 중견, 중소기업 입사를
원한다고 응답했었다.

한편 기업이미지 조사에서는 삼성그룹이 입사희망 부문에서 10년 연속 1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 존경도, 안정성, 이미지, 성장가능성, 국가경제 기여도,
지방대생 비차별 등 총 10개 부문중 7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삼성은 도덕성 부문에서 3위로 떨어져 세간에 나돌고 있는 삼성의
기아인수 음모설이 구직자들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랜드그룹은 도덕성과 남녀평등 부문에서 1위를, 대우그룹은 세계화 부문
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정부의 법정관리 강행 방침으로 해체될 운명을 맞고 있는 기아그룹은 존경
받는 기업 부문에서 9위에 올랐으나 지난해 5위였던 입사희망 부문에서는
아예 3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으로 드러났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