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페니코 < 파리국립은행 한국지점장 >

소비자물가 지수가 움직이는 양상이나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가산이자율이 줄어드는 모습에서 유럽 국가들의 변화와 유럽 통화통합이
3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2월 열렸던 더블린 정상회담은 모든 참여 국가들이 반드시 건전
예산을 관리토록 규제하는 시스템과 함께 성장 안정에 관한 조약을 탄생
시켰다.

이는 유러화를 잠재적인 화폐파동 속에서도 단일 통화로 완성되도록 유도할
것이다.

성장이나 실업 측면에서 화폐통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엄격한 예산관리는 소비의 미덕이라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재정적자를 줄이게 되면 새로운 투자여력이 창출되고 그럼으로써 보다 큰
잠재 소비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조세안정화나 감세에 대한 기대감이 번진다면 국내 수요는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확대될 것이다.

게다가 장래의 유럽 중앙은행에서 사용할 통화정책이라는 전통적인 수단
만이 개방경제를 이끌어 낼수 있는 요인은 아니다.

노동이나 재화 서비스시장에 대한 규제수준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일랜드나 영국 덴마크경제가 보여주는 훌륭한 성과는 유러화의 현실화를
웅변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독일과 비교할 때 이자율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유러화 초기 이들 후발 2개국가가 금융시장에 완전히 참여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자율을 감안할 때 미 달러화는 유럽국가 화폐에 비해 절상될 여력이 있다.

때문에 유러화를 달러화로 바꾸거나 유러화의 가치를 달러화보다 낮게
유지하려는 유혹을 받을지도 모른다.

장래 유럽 중앙은행의 주요 과제는 가격안정이다.

그러나 향후 통화준비금 관리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만약 유러화 체제가 7~8개국으로 구성된다면 추가적으로 많은 달러화
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참가국이 많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많은 나라들이 참가할 경우 유럽 중앙은행은 달러화 준비금을 과도하게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러화의 신용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달러화 준비금을 보유하면
신용도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러화는 유럽 채권시장의 유동성을 크게 늘릴 것이다.

유럽 중앙은행의 목표가 가격안정이라는 점은 마스트리히트 조약도 분명
하게 밝히고 있지만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두가지 정책을 고려해 볼수 있는데 중간단계의 통화정책 목표를 세우거나
직접적인 인플레이션 목표대를 설정하는 것이다.

통화정책이 확립될 단계에 다다르면 유럽중앙은행은 공개시장정책 지불
준비금 기구설치 등의 방법을 취할 것이다.

파리국립은행(BNP)과 같은 대형 기관들은 유러화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에따라 유러화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3억달러 가량의 투자와 다양한
위원회를 통해 주요 업무부서를 가동시켰다.

BNP의 목표는 일련의 상품들에 투자해 특화시킴으로써 유러화의 주요은행이
되는 것이다.

외환 채권 주식 이자율파생상품 등은 BNP의 특기로 이들 상품을 통해
유러화체제에서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다.

유러화 체제가 출발하더라도 기존 계약조건들이 연속성을 갖는데엔 어려움
이 없을 것으로 본다.

약간의 의문점은 여전하다고 해도 지난해 12월 더블린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규정들은 상당한 확신을 심어주었다.

이 규정들은 통화법이나 통화유명론과 같은 법률원칙에 근거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들은 유럽 전역뿐만 아니라 유럽 외의 지역과 미국에도 적용
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엔 이곳 저곳에 수정할 부분들이 있더라도 계약자체에 명시돼
있지 않는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토대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