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PC업계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인해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90년이후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빠른 증가율을 보이던 국내 PC시장은
올들어 성장세가 크게 둔화돼 한자릿수에 머물 전망이다.

이에따라 올해 PC판매대수는 2백만대 규모로 예측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1백86만대에 비해 불과 7~8%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수치도 올하반기 행정망 교육망 등의 공공PC시장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예측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각 PC업체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

이에따라 각 PC업체들은 저가 PC를 통한 물량공세, 노트북PC 판매확대,
고기능 멀티미디어PC 공급 등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마련, 적극적인 불황타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일부 PC조립업체들의 전유물이었던 저가 PC는 이제 대기업을 포함한
모든 PC업체가 내건 마케팅 슬로건이 되고 있다.

조립업체들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뒤떨어지는 애프터서비스의 결점을
만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저가 PC를 내놓고 있다.

반면 대기업들은 마진폭이 다소 줄더라도 판매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이로인해 2백만원 미만의 MMX-DVD 멀티미디어PC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함께 각 업체들은 전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노트북PC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대우통신 삼보컴퓨터 LG-IBM 등 대형메이커뿐 아니라 핵심텔레텍
해태전자 현주컴퓨터 코모스텔레콤 등의 중소업체들도 잇달아 노트북 시장에
진출, 소비자 잡기에 여념이 없다.

이는 시장규모가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는 데스크톱PC와 달리 이제
막 활성화되는 시장이라는 점과 수익성 측면에서도 데스크톱보다 부가가치가
높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DVD 장착 등의 멀티미디어PC 개념에서 한발짝 더나아가 PC와 TV의
기능을 결합한 가전개념의 PC를 등장시키며 틈새시장인 고급 수요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재 PC업계가 앞으로의 시장에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는
두가지 테마는 DVD와 PC-TV.

MMX기술과 DVD롬드라이브는 PC에서 극장수준의 영상과 음질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PC사양으로 시장이 본 궤도에 오르면 PC의 멀티미디어화를
급속히 앞당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시장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공급부족이 어느
정도 해소될 내년부터는 주력제품으로 내세워 본격적인 공급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PC로 TV를 보며 인터넷을 통한 정보검색과 다양한 부가서비스
를 얻을 수 있는 인터캐스트PC도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 전화선을 이용하는 통신방식 대신 TV와 마찬가지로 공중파를 통해
멀티미디어 정보를 수신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또 가정에서 TV와 연결해 DVD 화면을 즐길 수 있는 가전개념의 DVD PC도
새로운 PC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네트워크컴퓨터(NC) 넷PC HPC(핸드헬드PC) 등도 기업시장을 겨냥한
신개념의 PC들로 불황 극복의 선봉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