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끊는 일은 무척 쉬운 일이다.

나는 벌써 담배를 천번도 넘게 끊었다"

"마크 트웨인"이란 필명으로 더 잘 알려진 "톰 소여의 모험"의 작가
사무엘 클레멘스의 말이다.

비행기에서 흡연석이 화장실 바로 옆의 맨 뒷줄쪽이 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택시에도 금연이라고 써붙인 차들이 적지 않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승객자리의 재떨이를 아예 없앤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물전체가 금연구역인 빌딩들도 빠른 속도로 늘어가는 추세다.

바로 그런 "괄시"를 받아가면서도 담배를 끊지 않는 사람들, 그
참을성을 알아줘야 한다고 해야 할까,아니면 결단력이 없다고 탓해야
할까.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신문인 USA 투데이지가 유럽의
통계조사기구인 유러 모니터를 인용, 보도한데 따르면 세계 최고의
골초는 단연 한국인이다.

한국인들은 흡연자 한사람이 연간 4천1백53개비 (하루 11.3개비)를 피워
2위인 일본의 1인당 2천7백39개비를 훨씬 웃돈다.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한뒤 인디언들이 피우던 담배가
유럽으로 전해졌고 우리나라엔 임진란후에 일본에서 들어왔다는게
담배전래의 통설이다.

이는 실학자 이수광이 1614년에 발간한 "지봉유설"에서 "담배의 원래
이름은 남령초로 왜국에서 나왔다"고 기술한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담배관련 저서가 많은 일본의 오스키 겐타쿠는 이를 강력히
부인했고, 저자 미상의 "연초기"라는 일본문헌은 담배가 조선에서
들어왔다고 적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들어갔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알길은 없으나
두 나라가 골초순위 1,2위를 점하고 있다는건 흥미롭다.

세계에서 평균수명이 가장 긴 나라중 하나인 일본, 그리고 몸에 좋은
것이라면 별별 것도 가리지 않고 찾아먹는 성향이 두드러진 한국인이
몸에 해롭다는 담배도 가장 많이 피운다는 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흡연방법을 해로운 순서로 열거하면 궐련 시가 파이프라는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우리나라 흡연자의 거의 전부가 궐련상용자라고 보면 몸에 해롭다는
담배를, 그것도 가장 해로운 방법으로 상용한다는 얘기가 되기도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