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옷의 대명사 트렌치 코트.

상표명 "바바리"로 더 잘 알려진 트렌치코트는 가을의 낭만을
상징하지만 길고 넓은 옷자락과 든든한 깃은 바람을 막는데도 그만이다.

트렌치 (Trench : 참호 도랑) 코트란 1차 세계대전때 영국군 장교들이
참호안에서 입은 외투에서 유래한 명칭.

도톰하고 질긴 개버딘소재 몸판에 같은 재질의 넓은 깃과 벨트가
달렸으며 앞자락은 주로 더블여밈으로 돼 있다.

요즘에는 강하고 딱딱한 분위기를 완화시킨 제품이 많이 나왔지만
탄생지 영국의 브랜드 "바바리" "닥스" "아큐아스큐텀"에서는 원형에
가까운 형태를 계속 내놓고 있다.

총이나 쌍안경을 끼울수 있게 된 견장, 수류탄이나 물통을 거는 벨트의
D자형 고리, 칼라여밈용 쇠장식 등 군복의 요소는 탄생배경을 엿보게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통 소재와 디자인에서 벗어난 스타일도 많다.

LG패션 "닥스"디자이너 김기홍씨는 "폴리에스터 합성이나 가죽소재도
많이 쓰이며 견장 등덮개 래글런소매 앞가슴덮개 칼라받침 등 디테일이
없어도 넓은 자락을 벨트로 여미기만 하면 모두 "트렌치코트"라 부른다"고
전했다.

한쪽은 체크무늬, 다른쪽은 무지로 만든 양면 (리버시블) 코트, 붙였다
뗐다 할수 있는 체크무늬 칼라를 덧댄 변형제품도 다양하게 나왔다.

여성용 하프코트에는 모자가 달린 캐주얼한 형태도 있다.

코트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여밈.

더블버튼은 매니시한 멋을 내 젊은층에 인기가 있으며 점잖은
싱글버튼은 중년층에 잘 맞는다.

색상은 베이지 올리브 감색등 차분한 중간색이 많고 하프코트에는
빨간색도 쓰인다.

기본적인 연출법은 정장의 수트재킷에 맞추는 것.

트렌치코트는 자칫 밋밋한 느낌을 줄수 있으므로 네크라인에 포인트를
줘 조화시킨다.

여기에는 스카프나 머플러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

베이지색 코트에 올리브와 베이지 카키색이 어우러진 체크무늬 스카프를
하면 잘 어울린다.

(주)까슈 "마레몬떼" 송희영 디자인팀장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변형"
트렌치코트에는 자유로운 코디네이션을 시도해보라"고 권한다.

니트스커트와 타이트한 셔츠에 앵클부츠를 맞추면 날렵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면 목을 감싸는 폴라 니트셔츠에
미니스커트와 빈티지진 (70년대풍의 짙은색 청바지)을 입고 굽낮은
운동화를 신는다.

코트에 맞는 이너웨어 색상은 코트보다 한단계 어두운 색.

베이지색 코트에는 진한 쑥색이나 갈색옷 등 가라앉은 색을 고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