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시장은 침체된 주택건설경기의 영향으로 전체 시장 성장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기름보일러의 중소기업고유업종 해제에 따른 대기업의
기름보일러시장 진출과 가스보일러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기름보일러업체들의
가스보일러 시장 참여로 치열한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보일러시장 규모는 연간 6천억~7천억원선이다.

이중 가정용 보일러시장은 기름보일러가 1백10만대, 가스보일러가 60만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기름보일러는 귀뚜라미와 경동보일러 등이 주도하고 있고 가스보일러는
린나이코리아가 선발업체로 시장을 선점하는 가운데 후발업체들의 가세로
치열한 시장 쟁탈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체시장을 볼때 업계에서는 내년도에도 신축 수요는 감소하는 대신
노후화된 제품의 교체수요는 꾸준히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에도 이 시장에서 기름보일러의 쇠퇴와 가스보일러 시장의
확대는 이 시장의 가장 큰 추세를 이루고 있다.

기름보일러는 도시가스공급의 확대 및 국민의식변화로 가스보일러
선호도가 급등하면서 축소되고 있다.

이에따라 오래된 기름보일러의 개체수요가 대부분 가스보일러로 전환되고
있다.

가스보일러는 서울 경인지역을 중심으로한 교체수요와 지방에서 신규수요의
급속한 확대가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밝힌다.

업체별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기름보일러의 강자 귀뚜라미와
가스보일러의 강자 린나이의 상대편 시장 공략 전쟁이다.

귀뚜라미가 세계적인 신기술로 자랑하는 가스누출탐지기가 내장된 가스
보일러를 내놓고 이시장을 맹추격하자 린나이는 올초에 국산신기술마크(KT)를
획득한 적증형 열교환기 기름보일러를 시판하면서 반격을 가하고 있다.

린나이는 기름보일러 홍보를 위한 전국적인 이벤트와 함께 무엇보다 경쟁이
치열한 가스보일러 시장을 지키기위해 올해 매출목표 24만대 판매를 돌파해
5년연속 시장점유율 1위 달성을 위한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경동보일러(대표 최병숙)도 실내외에서 전화로 보일러를 켜고 끌 수
있는 "따르릉"을 가스보일러 주력제품으로 내놓고 가스보일러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기름보일러시장에서는 자사의 간판상품인 스테인리스 보일러로 부식없는
깨끗한 보일러로 내구성을 강조하며 보일러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기름보일러업계는 시장의 축소에 따라 가스보일러 시장으로의 신규진출과
함께 기존 기름보일러제품의 해외수출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경동보일러가 중국 길림성에 합작공장을 설립한데 이어 베이징에 공장을
추가설립했고 귀뚜라미 보일러도 최근 천진에서 공장 설립에 착수했다.

중소 기름보일러업체들은 중소기업고유업종에서 해제되면서 대우전자
롯데기공 등 대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시장침체와
더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연초에는 기름보일러 시장의 침체를 겪던 중소 보일러업체들이 도산하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중소업계는 이에따라 틈새화 전략을 구사, 농어촌용 비닐하우스 보일러
진공보일러 전원주택보일러 등을 개발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 고지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