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섬우화] (252) 제8부 누가 인생을 공이라 하던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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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모두들 박수를 치면서 영신이 옆에 모여든다.
"이 나이에 남편시중 들면서 스트레스받고 있는 불행하고 안 된 여자
있으면 손들어 봐" 아무도 손을 안 든다.
그러자 은자가 미친 듯이 웃더니, "지금 우리 나이는 해방되어서 외롭다
싶을 정도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만큼 아이들 등쌀에 허리가 휘고, 냉장고 옆에서 냉수 달라는 남자들에게
시달렸으면 됐지.
하하하, 안 그래?
거기에다 많은 유산을 남겨주었다면 일년에 한번 떡 벌어지게 제삿상
차려주고, 통곡도 해주고, 사진을 쓰다듬으며 여보 정말 고마워요, 당신이
나를 위해서 이렇게 일찍 가주어서 무엇보다도 백골난망이요, 미안하구려,
아이고 아이고."
"어이구, 자기 이야기 하고 있는 것 아냐?"
낄낄낄낄, 중년 여자들의 웃음바다는 파도가 높다.
"명예제대하고 우울하게 안방 지키면서 들들 볶는 남편보다는 백배나
과부시켜주는게 자선하고 죽는 남편이지.
요새는 40대에 홀아비가 되면 화장실에 가서 한바탕 웃다가 기절까지 하고,
50대에 홀아비가 되면 화장실에 가서 내가 지금 힘이 좀 빠져가는데 새장가
들면 일찍 죽을까봐 겁을 내며 혁대를 추스르면서 아이고 아이고 하고
나오고, 모은 돈도 없이 60대에 마누라가 죽으면 강원도의 살모사도 돈이
있어야 먹지, 힘이 있어야 새장가도 가지, 여보 마누라, 왜 좀 더 일찍
죽든가 더 오래 살든가 하지 이렇게 애매한 나이에 가요, 아이고 아이고
하고 대성통곡을 한대.
그래서 60대 홀아비가 제일 불쌍하대.
50대 60대의 과부가 제일 숫자가 많아서 장가를 들기는 쉬운데 그 다음이
문제라는군.
하하하하"
박장대소하면서 그들은 아무 쓰잘 것 없는 농에도 허리를 쥐고 웃는다.
오랜만에 만난 여고 동창회는 정말로 깨가 쏟아진다.
그 쓰잘데 없는 농들이 그들을 즐겁게 하고 쓰잘데 있는 교훈적인 말은
맥도 못 추는 장난스러움이 여고 동창회날에는 넘쳐난다.
웃음소리가 용트림한다.
공인수도 오랜만에 쓸데 없는 우스갯소리에 배를 잡고 웃으면서 여고
동창회에 앞으로는 자주 나와서 농에서 시작되어 농으로 끝나는 그 진한
수다에 자기를 던져보기로 한다.
모두 2차에도 가고 삼삼오오 헤어질때 공인수는 은근히 영신에게 진한
관심을 보인다.
"너 결혼 청첩장은 또 언제 돌릴 거니?"
"내가 이혼한걸 어떻게 아니?"
"누구에겐가 들었어.
축하한다.
나는 너를 다시 부러워하게 되었다.
세월 탓인가?"
"고마워.
염치가 없어서 다시는 청첩장을 돌리지 못 하겠어.
내가 무슨 엘리자베스 테일러 라고.
너무 파격적이지 않을까?
세번씩 청첩장 돌리면"
"아냐, 우리가 너를 부러워하는 것은 동병상련의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야.
좋은 남자 있으면 우리에게도 소개하고 그래.
혼자만 행복해 하지 말고"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7일자).
"이 나이에 남편시중 들면서 스트레스받고 있는 불행하고 안 된 여자
있으면 손들어 봐" 아무도 손을 안 든다.
그러자 은자가 미친 듯이 웃더니, "지금 우리 나이는 해방되어서 외롭다
싶을 정도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만큼 아이들 등쌀에 허리가 휘고, 냉장고 옆에서 냉수 달라는 남자들에게
시달렸으면 됐지.
하하하, 안 그래?
거기에다 많은 유산을 남겨주었다면 일년에 한번 떡 벌어지게 제삿상
차려주고, 통곡도 해주고, 사진을 쓰다듬으며 여보 정말 고마워요, 당신이
나를 위해서 이렇게 일찍 가주어서 무엇보다도 백골난망이요, 미안하구려,
아이고 아이고."
"어이구, 자기 이야기 하고 있는 것 아냐?"
낄낄낄낄, 중년 여자들의 웃음바다는 파도가 높다.
"명예제대하고 우울하게 안방 지키면서 들들 볶는 남편보다는 백배나
과부시켜주는게 자선하고 죽는 남편이지.
요새는 40대에 홀아비가 되면 화장실에 가서 한바탕 웃다가 기절까지 하고,
50대에 홀아비가 되면 화장실에 가서 내가 지금 힘이 좀 빠져가는데 새장가
들면 일찍 죽을까봐 겁을 내며 혁대를 추스르면서 아이고 아이고 하고
나오고, 모은 돈도 없이 60대에 마누라가 죽으면 강원도의 살모사도 돈이
있어야 먹지, 힘이 있어야 새장가도 가지, 여보 마누라, 왜 좀 더 일찍
죽든가 더 오래 살든가 하지 이렇게 애매한 나이에 가요, 아이고 아이고
하고 대성통곡을 한대.
그래서 60대 홀아비가 제일 불쌍하대.
50대 60대의 과부가 제일 숫자가 많아서 장가를 들기는 쉬운데 그 다음이
문제라는군.
하하하하"
박장대소하면서 그들은 아무 쓰잘 것 없는 농에도 허리를 쥐고 웃는다.
오랜만에 만난 여고 동창회는 정말로 깨가 쏟아진다.
그 쓰잘데 없는 농들이 그들을 즐겁게 하고 쓰잘데 있는 교훈적인 말은
맥도 못 추는 장난스러움이 여고 동창회날에는 넘쳐난다.
웃음소리가 용트림한다.
공인수도 오랜만에 쓸데 없는 우스갯소리에 배를 잡고 웃으면서 여고
동창회에 앞으로는 자주 나와서 농에서 시작되어 농으로 끝나는 그 진한
수다에 자기를 던져보기로 한다.
모두 2차에도 가고 삼삼오오 헤어질때 공인수는 은근히 영신에게 진한
관심을 보인다.
"너 결혼 청첩장은 또 언제 돌릴 거니?"
"내가 이혼한걸 어떻게 아니?"
"누구에겐가 들었어.
축하한다.
나는 너를 다시 부러워하게 되었다.
세월 탓인가?"
"고마워.
염치가 없어서 다시는 청첩장을 돌리지 못 하겠어.
내가 무슨 엘리자베스 테일러 라고.
너무 파격적이지 않을까?
세번씩 청첩장 돌리면"
"아냐, 우리가 너를 부러워하는 것은 동병상련의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야.
좋은 남자 있으면 우리에게도 소개하고 그래.
혼자만 행복해 하지 말고"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