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품의 중간재로 쓰이는 SM(스티렌모노머)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유도제품인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와 PS(폴리스티렌)의
수요는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원료인 벤젠가격은 다시 오르고 있어
SM메이커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SM가격의 내림세가 언제 어느 가격대에서 그칠지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최악의 시장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26일 동부한농화학 LG화학 등에 따르면 SM의 내수판매가격은 현재 t당
56만원으로 피크를 기록했던 지난 3월(66만원)이후 계속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SM의 동남아가격(C&F기준)도 지난달보다 8달러가량 떨어진 t당 4백70달러에
머물러 있다.

이는 지난 3월의 t당 6백달러보다 22%나 하락한 가격이다.

SM가격의 약세는 기본적으로 공급과잉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

올 한햇동안 아시아지역에서 새로 가동에 들어간 공장만해도 모두 8개로
연산 1백70만t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에서도 올들어 모두 60만t, 규모의 신증설 설비가 가동에 들어가 연간
SM생산능력이 40%나 늘어났다.

반면 유도제품인 ABS와 PS의 수요는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대수입국인 중국과 대만의 수요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시아
지역 SM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 94년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된 이후 미국내 가전제품과
잡화시장에서 멕시코산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중국 대만 등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져 원료인 SM ABS PS 등의 수요가 급속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예년에는 미국내 크리스마스특수를 겨냥, 중국이 여름철에 SM ABS PS 등의
수입을 늘렸으나 올해는 이같은 수요증가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SM공장 가동률을 80%로 떨어뜨리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및 해외 업체들중 감산계획을 밝힌 곳이 아직 없어 공급과잉
상태가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동부한농화학 관계자는 "SM가격의 심리적 지지선이나 마지노선이 어디인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최악의 시장상황"이라며 "내년초까지도 특별한 변수가
없어 가격하락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