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에 대한 은행들의 외화대출이 사실상 중단됐다.

외화자금난이 극심해지면서 은행들의 자금공급여력이 바닥나 있기 때문이다.

조흥은행은 27일 "최근 두달여동안 자체자금으로 한건의 중장기 외화대출을
취급한게 없다"며 "한국은행에서 지원받은 외화로 해주는 대출도 거의 중단
되다시피했다"고 밝혔다.

서울은행도 "외화조달코스트가 리보(런던은행간 금리) 플러스 1%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인데다 앞으로도 조달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 역마진을
우려해 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은행은 기껏해야 한달에 한두건 정도 백만불단위의 외화대출을 해주고
있는 상황인데 금리는 리보+1.5% 수준으로 올 상반기에 비해 0.5%포인트가량
올랐다.

한일은행 관계자는 기존대출금도 ABS(자산담보부증권)방식으로 매각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외화대출을 신규취급은 중단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외화자금 사정이 그나마 괜찮은 외환은행도 월 1천만달러 이내의 외화
대출만 해주고 있으며 대출금리는 종전보다 0.5~0.6%포인트가량 올려받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은 한은 수탁자금을 활용한 외화대출도 엄격히 제한, 중소기업
진흥공단의 추천을 받은 업체중 자동화 기술개발 정보화사업 등에 필요한
자금만을 빌려주고 있다.

올해초까지만해도 자금의 용도와 관계없이 대출해 줬었다.

이와함께 상업은행은 신규대출은 억제한다는 방침아래 기존대출금의 만기가
돌아왔을 때는 대출금리를 종전에 비해 0.2~0.4%포인트 올린 상태에서
연장해 주고 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