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은 또 기아 등 부실기업 처리대책에
질문의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의원들은 여야를 가릴 것없이 금융시장 경색 대외신인도 하락 증시
폭락 등 경제위기 심화의 1차 원인이 기아사태의 장기 방치에 있다며 정부의
정책부재 및 실기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신한국당 이상배 의원은 "우리 경제가 이렇게 파국의 문턱까지 온 것은
무엇보다 현 경제팀의 잘못된 상황인식 무원칙하고 일관성없는 정책 적기를
놓치는 대응에 그 원인이 있다"고 "강경식 경제팀"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의원은 특히 "정책실패는 뇌물을 받는 것보다 더 나쁘다"며 "모든 것을
일도양단격으로 몰아치면 그 부작용도 크다"고 정부정책의 유연성을 강조
했다.

자민련 김고성 의원과 신한국당 이재창 의원은 기아처리과정에서 정부정책의
무원칙과 무일관성을 강하게 추궁했다.

김의원은 "부도처리된 쌍방울그룹에 대해서는 화의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으
면서도 기아그룹에 대해서만 법정관리를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고
이의원은 "올들어 부도난 대기업 11개사에 대한 처리과정에서 대상기업에
따라 자의적인 잣대를 적용해 경제계의 큰 혼돈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파업 금융시장 경색 등 기아자동차 법정관리에 따른 문제점도 도마위에
올랐다.

신한국당 이상배 의원은 "기아사태는 법정관리로 간다고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 "당장 기아 임직원의 반발과 노조의 파업사태를 극복해야
하며 기아자동차 최대 주주인 포드사와의 관계, 산업은행 대출금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 김명규 의원도 노조 파업 경영진 퇴진불가 등 법정관리에 따른
문제점 해결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기아자동차에 대한 공기업화
결정이 순수공기업으로 가기 위한 것인지 제3자 인수를 위한 결정인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자민련 지대섭 의원은 "기아그룹의 법정관리가 최종확정되면 금융기관
총대출 10조원이 묶이는 것은 물론 2조원을 상회하는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따졌다.

국민회의 김원길 의원도 "법정관리를 하면 기아자동차는 곧바로 정상 운영이
가능하지만 종금사와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은 대출금이 장기간 동결돼
더욱 부실화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시장의 유동성 경색과 국제신인도 추락
등 금융불안현상 심화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손상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