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을 벗고 여성을 입자"

세계적인 탑 디자이너들이 올 가을.겨울 커리어우먼을 겨냥해 일제히
"섹시한 정장"을 내놨다.

한쪽이 길게 트인 타이트스커트, 목선이 깊숙히 패인 블라우스, 뱀피무늬
재킷..

관능미가 넘치는 옷들이 "오피스 패션"을 넘보고 있는 것.

구두도 굽이 1cm가 넘는 하이힐 일색이다.

보수취향의 디자인으로 유명한 도나카렌까지 이 대열에 동참했을 정도.

디자이너들은 "직장여성들이 여성성을 되찾아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커리어우먼들이 즐겨입어온 "신사복형 여성정장"이 남성우월주의의
표본이라는 것이다.

여성의 섹시함을 마음껏 강조하는 패션으로 여성스러움을 당당히 드러내야
한다는게 이들의 주장.

하지만 정작 커리어우먼들은 활동성이 뒤지는 옷에 고개를 내두르고 있어
디자이너들의 관능미 전략이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 김혜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