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모르게 자신의 장기를 재단법인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기증한
사실이 고인이 숨진뒤 알려져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95년 9월 육군종합행정학교 교관(소령)을 끝으로
20년의군생활을 마치고 예편한뒤 장애인보호시설인 재단법인 성림재단 산하
요양원 총무로 일하다 27일 오전 숨진 박승인씨(42.서울 송파구 가락동).

박씨는 아내는 물론 두 자녀도 모르게 지난해 1월 뇌사상태에 빠질 경우
장기전체를, 사망할 경우 각막을 필요한 사람에게 기증하고 시신은
실험용으로 써달라는내용의 서약서를 장기기증운동본부에 제출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진 것은 박씨가 이날 새벽 3시30분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 자택에서 과로에 의한 심장마비로 숨진뒤
국립경찰병원으로 옮겨진후 고려대 안암병원 해부실 직원과 한양대
병원직원이 시신을 기증받기위해 나타났기때문.

박씨의 아내 조동월씨(42.여)는 처음에는 "멀쩡하던 남편이 갑자기 죽은
것도 서러운데 장기기증이라니 무슨 소리냐"며 반대했지만 결국 남편의 뜻을
이해하고 기증에 선선히 응했다.

< 김인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