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과 증시폭락에 따라 원화자금시장도 심하게 동요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잇단 자금공급으로 시중에 유동성은 풍부한 편이지만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상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장기금리가 큰 폭으로 뛰고 있어 주식시장 외환시장 등에 이어
자금시장까지 불안감에 휩싸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28일 은행보증 회사채(3년만기) 유통수익률은 연12.65~12.70%수준으로
전날보다 0.05~0.1%포인트, 91일짜리 CD(양도성예금증서) 수익률은 연13.85%
수준으로 전날보다 0.12%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91일짜리 CP(기업어음)도 연 13.80%로 전날의 13.75%보다 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5대 시중은행의 당좌대출금리(대기업기준)도 지난 20일(연15.5%) 이후
상승세를 거듭, 연15.7%에 달했다.

콜금리는 전날과 비슷한 수준인 연13.7%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지만 1주일
전인 지난 22일에 비해서는 무려 0.95%포인트 높아졌다.

이날 콜금리가 보합세를 나타낸 이유는 한은이 1조5천억원의 RP(환매조건부
채권)를 공급한데다 국고여유자금 1조3천억원이 지원된데 힘입은 것이었다.

김성민 한은 공개시장담당과장은 "부가세 환수와 시중의 금융불안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다음달 7일까지 11일간 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은의 적절한 자금공급이 없었더라면 단기자금시장도 안정을 장담할수 없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은의 이같은 지원이 금리상승의 고삐를 잡기에는 역부족인 인상
이다.

우선 환율급등에 따라 한은이 외환시장에 미달러화를 내다파는 과정에서
시중의 원화를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27일 5억달러이상의 현물환을 매도한데 이어 28일에도 2억달러
이상을 팔아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금리상승요인이 자금수급보다는 금융전반의 불안에서 기인한 만큼
증시폭락과 환율급등의 구조적 요인이 제거되지않는 한 금리는 당분간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게다가 외국인들이 주식에 이어 회사채까지 매도세력에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중은행 자금관계자는 "거래가 없는 상태에서 가격변화가 심한 양상이
꼭 최근 주식시장을 닮았다"고 말했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