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사태가 공황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종 증시기록이 이를 말해준다.

단 4일만에 주가가 100포인트나 추락했는가 하면 객장에는 깡통계좌가 속출,
투자자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시세판이 온통 퍼렇게 멍들어 가히 "피멍이든 화요일"(Blue Tuesday)이라
부를만 했다.

<> 주가낙폭 =28일 하락폭은 35.19포인트로 종전 사상최고기록인 33.15
포인트(97년 10월24일)를 넘어섰다.

하락률도 6.63%(종전 사상최고기록 5.49%, 97년 10월24일)에 달해 거의
대부분 종목이 가격제한폭(8%) 가까이 떨어지고 말았다.

하락종목수는 8백60개로 지난 20일의 연중최고치인 8백3개를 훌쩍 뛰어
넘었다.

이 부문 사상최고치는 금융실명제가 발표된 93년 8월13일 9백18개이나
이 당시에는 신주와 구주가 분리된 상태로 상장종목수가 비교적 많았기에
사실상 28일의 기록이 사상최고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하한가종목수도 5백92개에 달해 지난 20일의 연중최고치를 경신했다.

<> 연중 신저가종목 =이날 주가폭락 사태로 연중최저가를 기록한 신저가
종목이 2백57개에 달했다.

액면가를 밑도는 종목들도 2백48개에 달해 전체 상장종목의 4분의 1이
주권에 표시된 금액(5천원)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얼굴값 못하는 주식"
이 되고 말았다.

싯가총액도 전일 1백조원이 깨진데 이어 이날도 93조원으로 줄어들어
4년여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 깡통계좌 =신용담보부족계좌도 속출해 27일 현재 1만3천9백12개(부족금액
5백88억여원)에 달했고 투자원금을 한푼도 건지지 못하는 깡통계좌도 6백60개
(1백5억원)를 기록했다.

<> 선물하한가 =선물시장에서도 12월물이 선물시장 개장이후 5일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는 비운을 맞고 말았다.

5일연속 하락폭은 14.50포인트로 하락률로는 22.5%이다.

12월물 하한가인 49.80포인트가 종합주가지수로는 470대에 달해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현물시장에 비해 체감지수가 더욱 썰렁하게 느껴졌다.

<> 옵션시장 =음지가 있으면 양지도 있는 법.

옵션시장이 그런 경우로 이날 거래량은 사상최고치인 12만5천9백21계약에
달했다.

현물시장에서 먹을게 없어지고 선물시장도 하한가행진으로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자 투자자들이 옵션시장으로 몰려든 때문이다.

옵션시장 개설후 3개월여만에 10만계약을 돌파하기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볼
수 없어 가히 기네스북에 오를만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록이란게 깨지기위해 존재한다고 하지만 최근의
온갖 악기록은 해도 정말 너무 한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