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제 없애야 한다 ]

이병욱 < 전경련 금융재정실장 >

그동안 정부에서도 금융시장개방일정에 맞춰 지속적으로 기업의 해외자금
조달관련 규제를 완화해 왔다.

그러나 아직 기업의 해외자금조달 규제는 선진국에 비해 많은 편이다.

상업차관은 연간도입한도가 97년의 경우 10억달러로 제한되어 있으며
자금용도, 차입비율(소요자금의 70%)및 금리수준(리보+1%) 등이 규제되고
있다.

해외증권 발행은 거의 대부분 자유화되어 있지만 자금용도규제와 중소기업
발전채권 매입(20%이상)의무가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9월 18일 배당금요건 신설로 발행자 요건이 사실상 강화된
실정이다.

외화대출의 경우도 융자대상 및 융자비율에 대한 규제가 계속되고 있다.

국산시설재 도입을 위한 해외자금조달은 상업차관과 외화증권의 경우 연간
총 20억달러, 외화대출의 경우 30억달러로 제한되고 있다.

기업의 강력한 규제완화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해외자금조달 관련
규제완화속도가 대단히 더딘데는 몇가지 그럴듯한 명분이 있다.

해외부문을 통한 통화증발 우려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형평성 문제가 그
예다.

그러나 금융개방정책에 성공한 국가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해외부문을 통한
통화증가는 어느정도 불가피한 것이다.

다만 이러한 부담을 정부부문에서의 혁신과 예산절감 등을 통해 충격을
흡수하는 노력이 병행되지 않으면 안된다.

기업활력 회복과 금융시장안정을 위한 정책은 우선적으로 해외자금조달과
관련된 각종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하는 한편 금융시장개방에 따른 편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정부개혁 및 재정절제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