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샤인"의 실제 주인공인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50)이 한국에
온다.

"샤인"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세계적인 화제인물이 된 헬프갓이 "10개국
50개도시 순회공연"의 일환으로 11월2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대강당에서
독주회를 갖는 것.

호주에서 태어난 헬프갓은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아버지의 강압적인 교육에
시달리며 각종 음악콩쿠르에 우승, "신동"으로 불리지만 늘 심리적 부담감에
시달렸다.

아버지의 곁을 벗어나 영국 왕립음악원에 유학한 그는 졸업연주회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을 열정적으로 연주한 뒤 정신분열증세를
일으키며 쓰러진다.

그후 10여년간 정신병원과 요양원을 전전하던 그는 피아노에 대한
정열에서 비롯된 장애 극복의지와 15살 연상의 부인 질리언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피아니스트로서 재기에 성공한다.

헬프갓의 이같은 극적인 삶은 호주감독 스콧트 힉스에 의해 영화화돼
세계의 많은 관객을 감동시켰다.

한국에서도 42만 관객을 동원했고 영화의 사운드트랙이 13만장, 헬프갓의
"실황앨범"이 2만여장, "브릴리언티시모"가 1만여장 팔리는 등 국내 음반계에
"헬프갓 열풍"을 일으켰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월드 투어"는 헬프갓의 인간승리를 확인하려 몰려든
관객들 덕에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헬프갓이 천재로 그려지는데 반해 연주내용이나 음반에
대한 음악계의 평가는 비교적 냉정하다.

"인간영혼의 회복력에 대한 축하연이지 음악적 예술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보스턴 헤럴드)등.

이번 서울공연도 헬프갓의 음악성보다 인간승리에 초점을 맞춰 이뤄진다.

주관사인 추계기획은 헬프갓과 유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장애인
2백명을 보건복지부의 도움을 받아 무료초청한다.

공연에 맞춰 영화"샤인"이 재개봉(31일~11월2일 동숭아트센터)되고, 부인
질리언이 쓴 자서전 "샤인(원제:Love You to Bits and Pieces)"의 한국어판도
출간된다.

레퍼토리는 베토벤 "열정 소나타", 멘델스존 "론도 카프리치오소", 쇼팽
"폴로네이즈"등.

화제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은 빠졌다.

597-4171.

<송태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