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도 불구, 지난해대비 1백%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고있는 주식회사
파로마가구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넓은 수납공간, 합리적인 가격대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 가구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있다.

파로마가구에서 올봄부터 생산한 키큰 장인 "마로네"는 10월 현재
3천조(80억원상당)가 팔려나갔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10억원에 머무르던 월평균 매출이 올해에는 20억원을
웃돌고있다.

이 회사를 이끌고있는 사령탑은 허성판(31)씨로 가구업계 최연소 사장이다.

허사장의 성공전략은 틈새시장공략.

유명브랜드가 디자인과 품질은 좋은 반면 가격대가 높고 무명가구는
가격은 싸지만 제품에 하자가 많다는데 착안, 가격과 품질 모두 소비자
요구에 적합한 제품을 내놓은 것.

고품질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으로 승부를 건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부산대 중국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뉴욕 아델피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최득한 허사장이 회사를 창업한 것은 지난 94년.

부산의 유한회사인 파로마가구를 설립한 허신(69)씨가 부친으로 어린
시절부터 나무냄새를 맡으며 자라온 그로서는 가구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부친회사에서 1년간 외주 자재관리, 영업등 업무를 하다 국내 가구업체가
밀집돼있는 인천의 하청공장을 돌며 가구에 관한 각종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면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천에 사무실 하나를 마련해 가구디자인개발과 하청생산을 시작, 95년
10월 월1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부도로 쓰러진 인천남동공단
나래피오가구의 공장을 경매로 취득했다.

허사장은 쓰레기로 가득찬 공장을 6개월에 걸쳐 청소하고 새 설비를
들여놓았다.

당시 매일 공장 한구석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현장을
뛰어다녔다.

"사업초창기때 정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처음 공장을 돌려 힘들게 제품을 생산 납품했더니 하자가 있다고
리콜되더군요.

6개월정도는 부품교환,AS수리등으로 정신없었습니다"

허사장은 "당시 경험이 현재 사업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있다"고 말한다.

그의 가구산업을 보는 시각은 미래지향적이다.

"가구야말로 고부가가치산업이고 선진국형 산업입니다.

가구가 앞으로 저가의 기능위주가 아니라 디자인과 아이디어가 담긴
상품위주로 자리매김해 나간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나갈수 있을 것입니다"

허사장은 안방에서 거실과 주방으로 가구의 중심축이 옮겨가면서 거실장
주방가구 욕실가구등 가구가 토털인테리어개념으로 바뀌어가는 흐름에 맞춰
인테리어분야에 진출하고 아파트특판가구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힌다.

특히 형(허성돈씨)이 맡고있는 부산의 유한회사인 파로마가구와 협력,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부산의 파로마가구는 가구유통전문법인으로 최근 경남양산에 대형매장을
오픈했으며 내년에 2호점을 경기김포에, 3호점을 대구에 각각 설치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브랜드는 "살맛나는 가구"이다.

앞으로 가구디자인전문회사를 별도로 설립, 명실상부한 국내최고의
가구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 허사장의 목표이다.

< 신재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