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5개 개발도상국 가운데 1위로 평가됐었던 우리나라의 국부가
지난 1년새 4위로 밀려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에서 발간되는 월간
"월드페이퍼(World Paper)" 최근호는 한국은 개도국 가운데 대만과 체코,
이스라엘에 이어 네번째로 부유한 국가로 평가했다.

"월드페이퍼"는 국제금융전문가와 유엔, 개도국 정부의 고위관리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 국가 경제의 건실함과 실질적인 부를 측정하는
지수산출방법을 활용해 지난해부터 6개월마다 홍콩과 싱가포르를 제외한
35개 개도국을 대상으로 국부지수를 발표해 왔다.

한국은 지난해 3월과 9월조사에서 개도국 가운데 국부 1위를 차지했으나
올해 3월에는 대만에 이어 2위로 밀려났으며 하반기 조사에서 다시 체코와
이스라엘에 밀려 4위로 두계단 떨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5위부터 10위까지는 칠레, 말레이시아 헝가리 아르헨티나
폴란드 코스타리카 등이 차지했다.

국부지수는 <>조세부담률과 남녀간 임격격차 등 경제여건 <>평균수명과
의사 1인당 인구 등 사회환경 <>문맹률과 컴퓨터 보급률 등 정보교환
등 세가지 분야에 걸쳐 63개 변수를 토대로 산출된 것이다.

한국의 국부지수는 154.6으로 <>대만(166.7) <>체코(164.1) <>이스라엘
(159.9) 등에 비해 낮게 평가됐다.

분야별로 한국은 경제여건 분야에서 4위, 정보교환 분야에서는 2위를
차지했으나 사회환경 분야에서는 20위로 35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중간이하의
낮은 평가를 받았다.

무공측은 "이번 조사결과는 한국 경제가 전체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스위스의 국제경영연구원(IMD)에서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지수에 비해서는 순위가 높은 편으로 경제의 건실함과
잠재력면에서는 희망적인 평가로 여겨진다"라고 해석했다.

< 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