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에는 정치와 정책은 흔적이 없고, 못된 정략만이 판을 치고
있다.

보이는 것은 인간의 탈을 쓴 잡배들의 욕심과 "닭장"에 갇혀 알만 낳는
암탉과 같은 불쌍한 백성의 모습뿐이다"

재이손산업 이영수(61) 사장이 29일자 일간지에 "인간답지 못한 것들"
이라는 제목으로 정치인들을 공박한 광고가 화제가 되고 있다.

버스카드 문제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을 보고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는 이사장은 "거창한 명분아래 검은돈을 주식으로 하며 먹이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패거리들, 이것이 마피아의 조직이지 어찌 정당이냐"고
정치인을 "가축"이나 "마피아"로 평가절하했다.

그는 한술 더 떠 정치인을 "잡종"으로까지 표현, "차라리 분쇄기에 밀어
넣어 햄버거를 만들 수 있고 또 삼겹살로 O-157쇠고기를 대체할 수 있으련만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정치판에 대한 낙담은 "깨끗한 지도자를 수입할 순 없을까"라는 말로
압축된다.

그는 "돈의 흐름을 투명하게 하지 않고는 부정부패 비리를 근절시킬 수
없다"며 "나쁜 피는 절대 유전시키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사장은 지난 93년 8월 금융실명제가 전격 실시된뒤 "참다운 금융실명제는
이렇게 돼야합니다"라고 처음 신문광고를 낸뒤 "파업이 옳은 일인가"
"마피아의 총대로 만든 잣대" 등 잇단 사회비판성 격문을 게재해왔다.

그는 28일 2주일간의 일정으로 미국지사 출장에 올랐다.

광고가 나간뒤 걸려오는 격려전화때문에 재이손의 서울 본사사무실은
전화통에 불이 났으나 정치인의 항의 전화는 전혀 없었다고.

< 남궁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