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우유팩은 어디에 넣어야 돼요. 유리병은 색깔 구분없이 담아도
됩니까"

안산시 본오동 쓰레기 매립장에 위치한 재생처리센터.

5백60평의 면적에 컨베이어 롤러가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담고 끊임
없이 굴러가고 있다.

특이한 점은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학생들과 주부들이 소매를 걷어 부치고
구슬땀을 흘리며 재활용 쓰레기를 가려내고 있는 것.

안산시가 시행중인 쓰레기 재활용 현장체험장엔 요즘도 매일 30명가량의
학생과 시민이 모여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이들은 재활용작업 참여뿐만 아니라 재활용 홍보교육도 받아 환경전사로
새롭게 무장하기도 한다.

재활용 현장체험은 안산시의 "상록도시 안산 21세기"라는 주제아래
다양하게 펼쳐지는 환경사업의 일부분이다.

안산시의 녹색환경도시 건설은 지난해 7월 환경보호 국제자치단체모임인
"국제환경자치협의회(ICLEI)"에 가입하면서 본격화 됐다.

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지난 2월 환경기본 조례안을 마련, 종합적인 환경
대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조례안에는 환경보전을 위한 안산시와 기업인,시민의 책무를 규정하는 한편
환경기본계획을 5년단위로 수립해 시행키로 했다.

또 환경의 질에 대한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시민에게 알리기로 하는 등
명실상부한 환경도시로서의 거듭남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박강호 환경보호과장은 "가까운 미래에 닥칠 엄청난 환경보존비용을 지금
시점에서 줄이고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미리 확보하자는 뜻에서 시작했다"고
추진동기를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안산시의 환경정책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시민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최근 20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에버그린 환경감시단을 구성해 안산시 하수과, 청소과 등 환경관련 업무에
대해 시민감시 활동을 벌인다.

여기에다 시내 음식점의 환경실천을 권유하고 기업체에 대해서도 홍보활동
에 나서는 등 환경지킴이로서의 역활을 톡톡이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6백여명으로 구성된 명예 환경통신원을 위촉해 환경오염 감시와
주민계도에 자발적으로 나서기로 해 시민속에 뿌리내리는 환경운동이 확산될
전망이다.

안산시는 시민들의 환경보호 실천을 요구하는 만큼 재정지원도 병행한다는
방침아래 올해 10개 민간단체에 2천만원의 환경보전 사업비를 지원하는 한편
내년부터 지원액을 늘릴 계획이다.

또 관내 업체당 3백만원까지의 자금을 지원, 환경및 생태기록 사진전,
하천살리기 캠페인전개등의 자발적인 운동에 나서도록 유도키로 했다.

이와함께 이제부터는 자치단체가 환경보전에 모범을 보인다는 방침아래
본오동 시화매립장주변 2만평의 부지에 하루 70t처리규모의 음식물쓰레기
퇴비화 시설을 내년중 설치하는 한편 음식물 퇴비화용기 1만8천개를 가정에
보급, 가로수와 양묘장 등의 퇴비로 활용할 계획이다.

안산시는 하루 하수처리용량을 지금의 12만1천t에서 38만5천t으로 늘리게
될 하수종말 2차 처리시설을 오는 99년 6월말까지 완공해 방류수질을 BOD
20PPM 이하로 낮추는 대단위 토목공사도 차질없이 진행키로 했다.

송진섭시장은 "환경보호를 위해 지금 땀을 흘려야 후손에게 보다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다는 의식이 중요하다"며 "안산시는 시민과 기업, 행정
기관이 일체가 되는 환경운동을 실천해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환경도시를
건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