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법정관리 발표 이후 파업에 돌입했던 기아자동차노조가 빠르면
30일 중으로 조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노조 관계자는 29일 "정부가 기아자동차를 공기업으로 정상화
하고 제3자인수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뒤 기아에 대한
자금지원 및 협력업체지원, 종업원 고용보장 등을 밝힌다면 파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선홍회장 사퇴는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라면서도
"만일 정부가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제3자인수를 추진한다면 더욱 거센
반발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노조는 정부의 반응을 지켜본 뒤 30일 오전 소하리공장과 아산만공장
등 공장별로 노조대의원 회의를 갖고 조업재개 여부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기아노조는 김회장 사퇴발표에 앞서 지난 28일 자정께 사측으로부터 이
사실을 통보받은 뒤 파업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일각에서는 "정부의 제3자인수 의도가 여전한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 김회장이 이날 사퇴 발표에서 조업재개를 당부한 것을 비롯해
기아자동차의 박제혁 사장 등 기아경영진들은 그동안 노조에 대해 파업중단
을 설득해 왔다.

< 고광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0일자).